14일부터 평화화랑서
때론 의도하지 않은 삐뚤빼둘 선이 그려진다. 원하는 색과 입체감을 표현하기 위해 남들보다 수십, 수백배의 시도와 노력이 필요한 때도 있다. 그래도 캔버스 앞에서는 그 누구보다 밝은 웃음과 기운을 담아 예수님의 얼굴로, 성모님의 옷자락으로 붓놀림을 이어간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수도공동체 ‘작은 예수회’에서 운영하는 미술공동체 가족 일상의 단편이다.
이 ‘미술 작은 예수의 집’은 “장애인들도 잠재된 능력이 올바르게 교육되어지기만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수도회 정신에 의해 마련된 생활공동체로 여성장애인 4명이 장애인화가로 잘 알려진 윤석인 수녀를 중심으로 예술활동을 통해 장애를 극복해가고 있다.
이들 공동체 가족이 예수성탄대축일을 앞두고 ‘생명·사람·희망’을 담은 작품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한다.
그동안 복지관 등에서 작은 전시회를 펼쳐오긴 했지만 자체 기획전을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윤석인 수녀와 ‘제주 작은 예수의 집’ 가족들이 함께 참여해 더욱 관심을 모은다. 수녀회 성물담당 공예가 김상근씨와 도예가 한경자씨도 각각 성화 칠보작품과 도자기를 다수 출품해 더욱 풍성한 작품전이 될 듯 하다.
윤수녀도 회화작품 15점을 선보인다. 기존의 작품과는 달리 소장하기 쉬운 소품으로 준비해 성탄선물 등으로도 좋을 듯 하다. 또 회원들이 직접 만든 도자기 화병과 접시, 묵주함 등 일상소품도 80여점 만나볼 수 있다.
윤수녀는 전시회에 앞서 “‘사람만이 희망이다’라는 박노해(가스팔) 시인의 시구절처럼 미력하나마 작은 나눔의 자리를 통해 세상에 희망을 전하고 성탄을 축하하고자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생명·사람·희망’전은 12월 14~17일 서울 명동 평화화랑에서 열린다. ※문의 02-727-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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