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효용성·실용화 가능성 더 높아”
“치료효과 증명된 것은 성체줄기세포”
국내외 가톨릭 의료기관 연구에 매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회칙 ‘생명의 복음’에서 이미 현대 사회에 만연해 있는 ‘죽음의 문화’에 대해 깊이 우려하셨습니다. 인간 생명은 결코 인간 손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많은 과학자들은 인간 생명을 마음대로 만들어내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듯합니다. 비록 배아라도 분명히 인간이란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 한때는 배아였기 때문입니다.
줄기세포를 얻는 방법은 배아와 태어난 사람에게서 얻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배아에서 얻는 방법은 윤리적으로 어긋납니다. 윤리적으로 어긋나지 않는 방법이 골수나 탯줄에서 줄기세포를 얻는 성체줄기세포입니다. 우리는 이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하고자 1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입니다.
가톨릭교회는 윤리적으로 어긋나지 않는 방법으로 불치병 환자 치료를 지원하겠다는 것인데, 세상 사람들은 가톨릭이 난치병 치료를 방해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습니다.”(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 2005년 12월 4일 ‘생명의 날’ 생명미사 강론에서, 명동성당)
가톨릭교회는 미래의학의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간주되고 있는 줄기세포 연구에 있어서,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하고 그 대안으로서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하고 있다. 성체줄기세포 연구는 윤리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의학적 효용성에 있어서도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대안이 되고 있다.
▨ 배아줄기세포의 대안으로서 성체줄기세포 지지
교회가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하는 이유는 매우 분명하다.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하나의 온전한 인간 생명을 실험 대상으로 하며, 결국 파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 배아를 생명이라고 할 때,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그 과정에서 살해 행위에 준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를 저지르게 된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가톨릭교회의 배아줄기세포 연구 반대를 두고, 난치병과 불치병 치료에 반대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하지만 교회는 난치병 불치병 환자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으며, 오히려 교회는 질병 치료를 위해 다른 어느 누구보다도 애써 왔다.
교회는 치유자인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의 집단이다. 예수가 행한 수많은 기적들 중에는 앉은뱅이를 일어서게 하고, 눈먼 사람의 눈을 뜨게 하며, 죽은 사람까지도 살리는 치유의 기적이 가장 많다. 그래서 교회는 사람들의 육체적, 정신적 병을 치료해주는 일을 가장 중요한 활동의 하나로 실천하고 있다.
줄기세포 연구에 있어서도 이는 마찬가지로, 교회는 배아 복제 연구자들이 변변한 성과 하나 없는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주장하는 동안 주요한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곳도 가톨릭대학교를 비롯한 교회가 운영하는 연구소와 병원들이고, 서울대교구는 최근 이를 위해 100억원의 기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교회는 따라서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제외한, 질병 치료를 위한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난치병 불치병 환자들의 희망은 배아줄기세포가 아니라 단연코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달려 있다.
교황청을 비롯한 보편교회는 모두 한결 같이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대안으로 지지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미 지난 2003년 11월 10일 교황청 자연과학학술원 회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인간 배아복제실험의 비윤리성을 지적, 배아로부터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라며, 그 대신에 성체줄기세포를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황청 생명학술원 원장인 엘리오 스그레치아 대주교는 2004년 2월 12일,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관련해 이를 ‘비윤리적인 행위’라고 비난하고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관심이 지극히 상업적 동기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특히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은 분명히 있지만 그것은 결코 배아줄기세포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지금까지 질병 치료에 있어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증명된 것은 성체줄기세포의 활용”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의장인 프란체스코 다고스티노 교수는 지난해 6월 영국의 첫 배아줄기세포 은행 설립과 관련해 이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선호하는 이들은 윤리적인 측면보다 경제성을 더 고려한다며 “만연한 실용주의적 관점은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적절한 보호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미국 주교회의는 성체줄기세포를 포함해 윤리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대안들이 이미 수십만명의 환자들을 돕고 있으며 새로운 임상적 치료법들이 거의 일주일마다 개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기, 국제 가톨릭의료연맹(The World Federation of Catholic Medical Associations)은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의학적 유용성은 순전히 ‘허구’라며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질병 치료라는 ‘인도주의적 목적’은 결국 줄기세포 연구의 배후에 깔려 있는 생명산업계의 금전적 이익에 대한 저의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저명한 유전학자이며, 줄기세포 연구 전문가인 이탈리아 밀라노 성 라파엘 병원 줄기세포연구소장인 안젤로 루이지 베스코비 박사는 “배아줄기세포가 실제로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 난·불치병 치료를 위한 성체줄기세포의 효용성
흔히 배아줄기세포만이 가장 효과적인 난·불치병 치료 방법인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오히려 그 반대이다.
줄기세포란?
모든 질병은 결국 뇌질환이든 간장병, 심장병이든 결국 우리 몸의 장기에 있는 세포가 손상되거나 죽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 세포를 재생하면 그 장기 기능이 회복되고 질병에서 회복될 수 있다. 줄기세포는 이렇게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를 만들어내는 ‘엄마세포’와 같은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처럼 세포를 재생하는 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로 나뉘며 이 두 가지 줄기세포는 출생과정이 전혀 다르다.
배아줄기세포는 난자와 정자가 만나 이뤄진 수정란이 세포분열하면서 ‘배반포’ 상태가 되는데, 이 안에 있는 내괴(內塊) 세포는 태아를 형성할 모든 가능성을 지닌 세포들이다. 이 배아를 깨뜨려 내괴세포를 장기간 배양하다보면 끝까지 죽지 않는 세포가 생기는데, 이것이 바로 ‘배아줄기세포주’이다.
그런데 배아줄기세포를 얻기 위해서는 배아를 파괴해야 그 안에 있는 내괴세포를 얻을 수 있기에 결국 배아줄기세포를 얻는 과정 자체가 배아 상태의 생명을 파괴하는 윤리 문제를 안게 된다.
반면 성체줄기세포는 탯줄 혈액이나 골수 기증에서처럼 줄기세포를 얻기 위해 전혀 아무런 윤리적인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다.
성체줄기세포의 의학적 효용성
배아 복제 연구를 지지하는 이들이 자주 주장하는 것이 성체줄기세포가 비록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도 기능이나 효용성에서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
배아줄기세포는 증식력이 높고 다양한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바로 이 장점으로 인해서 ‘기형종’이라는 암을 유발할 수 있으며 원하는 특정 세포로만 분화시키는 것이 어렵다.
성체줄기세포는 이와 반대로 몸 안에 있던 세포이므로 증식력에 한계가 있지만 바로 그 때문에 암을 유발하지 않고 큰 부작용을 나타내지 않는다.
또한 분화되는 세포의 종류가 비교적 제한돼 있는데 이는 제한된 것이라기 보다는 전문화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분화를 보다 잘 예측할 수 있으며 따라서 안전하다.
결국 성체줄기세포는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서 임상적 적용이 훨씬 더 용이하며 실용화되는데 더 큰 장점을 갖고 있다.
면역거부반응의 극복에 있어서도 성체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에 있어서보다 훨씬 더 극복하기가 용이하다.
결국 문제는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 중에서 난치병, 불치병 환자가 어느 방법에 의해서 치유될 가능성이 더 높은가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성체줄기세포의 의학적 효용성과 가능성은 월등하다.
기술적으로도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과제들이 산적하다. 황우석 교수 연구팀의 논문 조작도 이러한 실용화에 대한 압박감이 그 한 가지 이유로 볼 수 있다. 반면 성체줄기세포는 실용화에 유리한 많은 장점을 갖고 있고 실제로 현재 임상시험은 거의 성체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
심근경색, 혈관폐쇄질환, 뇌졸중, 척수질환과 같은 난치병 치료에서 성체줄기세포 임상시험이 고무적인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물론 성체줄기세포 연구 역시 현재 완전하지 않아서 많은 과학적 연구가 필요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체줄기세포가 난치병 치료에 있어서 배아줄기세포보다 훨씬 더 많은 희망을 제시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참고로 현재 성체줄기세포 연구 및 치료 전문 기관은 가톨릭대 중앙의료원 ‘기능성 세포 치료센터’,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성체줄기세포 치료센터’, 대구 가톨릭대학병원 ‘성체줄기세포 치료센터’가 있다.
특히 가톨릭대 중앙의료원은 의정부 성모병원 등 산하 7개 병원에 성체줄기세포 치료센터를 차례로 개소할 계획이다. 또 대구 파티마 병원도 성체줄기세포 치료센터 개소를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대교구는 생명위원회 산하에 ‘가톨릭세포치료사업단’을 설립하고 세포치료센터 외에도 연구 클러스터, 세포생산실, 연구지원실 등을 두고 성체줄기세포 연구 및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의하면, 12월 19일 현재까지 공식허가된 성체줄기세포 임상시험은 연구자 임상시험 4건, 상업화 임상시험 2건, 응급임상시험 150여건에 이른다. 현재 응급임상시험 등과 관련해 성체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를 시도하는 병원은 15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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