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책읽는 재미에 풍덩
이젠 더 이상 ‘책 읽지 않는 교회’가 아니다. 가톨릭독서운동 ‘신심서적 33권 읽기’는 책 읽기에 목말랐던 한국교회 신자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었다.
현재 가톨릭독서운동 참가자는 약 2000여명. 서울, 대구, 광주, 부산, 수원교구 등 20여개 본당과 교회 단체 30여 팀이 독서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신심서적 독서 열풍은 단순한 일회성 운동 차원을 넘어 이제 ‘흐름’으로 정착되고 있다는 평가다.
◎북한에 라선 국제가톨릭병원 개원
교회가 민족화해와 일치의 큰 걸음을 내딛었다. 성 베네딕도수도회 독일 오딜리아연합회, 한국교회 등이 함께하는 국제가톨릭의료봉사협회는 8월 5일 함경북도 라선시 연주동에서 라선 국제가톨릭병원 개원식을 가졌다.
북한 땅에 가톨릭교회 이름으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단위 의료 시설이 세워지기는 분단 후 처음이었다.
이 병원은 지상 3층건물로 100병상을 갖추고 있다.
◎본당 공동사목 본격 시작
마산교구가 1월 15일자로 한국교회 최초로 4개 본당이 한 성당을 함께 사용하는 ‘분할 공동사목’을 시행했다. 이어 의정부교구도 5월 26일자로 덕소본당을 본격적 의미에서의 공동사목 본당으로 삼고 공동사목 실험에 들어갔다.
서울대교구도 9월 22일 화곡본동 장안동 오금동 본당을 공동사목 본당으로 결정하고 답십리 신내동 등 31개 본당을 향후 공동사목 시범 본당 조사 대상으로 발표했다.
◎유사영성 논란 및 영성회복운동 확산
다빈치 코드 열풍과 관련, 유사영성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다. 이에 주교회의 한국사목연구소는 3월 「유사영성 운동의 현황과 확산 대책 보고서-가톨릭 영성 프로그램 개발 보급을 중심으로」를 펴냈으며, 이후 전국적으로 관련 세미나와 학술 발표회가 잇달아 열렸다.
그 결과 이냐시오 영신수련 등 영성 관련 프로그램들이 신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으며, 젊은이 대상 기도 모임 및 피정 영성 강좌 개설도 크게 늘었다.
◎유흥식 주교 착좌, 경갑룡 주교 은퇴
유흥식 주교가 4월 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거행된 착좌식을 통해 제4대 대전교구장에 공식 취임했다. 이에 앞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4월 1일자로 전임 경갑룡(요셉) 주교의 퇴임을 수락하고 유흥식 주교를 대전교구장에 임명했다.
지역 출신 최초의 교구장 주교를 맞이한 대전교구는 이로써 외적 성장에 걸맞은 내적 쇄신과 새로운 도약의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었다.
◎자연재해 지역 돕기 앞장
동남아시아에 닥친 최악의 지진해일 당시, 한국교회 신앙인들은 불과 2개월여 만에 30여억원에 이르는 사랑을 모았다.
이와 함께 파키스탄 강진과 미국 허리케인 피해 때도 아낌없이 사랑을 보탰다.
지진해일과 관련해 한국교회 신앙인들이 보여준 나눔은 종교를 초월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건이었다.
또 한국교회가 얼마나 사랑에 충만한 교회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천주교 완역 ‘성경’ 탄생
한국에 천주교가 전래된 지 처음으로 한국교회가 독자적으로 완역한 새 ‘성경’이 탄생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는 10월 10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새 성경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새 ‘성경’ 발간은 한국교회 신자들의 신앙생활 전반에 있어 새로운 활력소가 됨은 물론, 이를 토대로한 전례서와 성서 연구 등 다양한 연구 및 영성운동 활성화에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생명윤리에 대한 관심 고조
올 한해 교회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행위, 특히 황우석 교수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김수환 추기경과 주한 교황대사 에밀 폴 체릭 대주교는 본지와의 특별대담에서 “배아를 파괴하는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단연코 중단돼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특히 서울대교구는 생명위원회를 발족하고,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키로 하는 등 생명 수호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성체성사의 해, 성체 신심 활성화
성체성사의 해를 맞아 전국 각 교구에서 성체 신심이 확산된 한해였다.
교황청 내사원은 1월 14일 교령을 발표하고 「성체성사의 해」 기간 동안 성체조배와 경배, 감실 앞에서 성무일도를 바침으로써 특별 전대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전국 각 성당에서는 성체 조배 운동이 확산됐으며 각 교구별로 성체대회가 성대히 치러졌다. 성체조배실을 별도로 마련하는 성당도 크게 늘었다.
◎최양업 신부 시복시성 법정 개정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는 12월 3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회의실에서 최양업 신부 시복시성을 위한 첫 법정을 개정했다. 개정일인 12월3일은 최양업 신부가 사제가 되기 위해 마카오로 유학을 떠나고, 또 사제품을 받고 돌아온 날이었다.
한국교회 복음화 모델, 최양업 신부의 시복시성 법정 개정은 순교자 중심의 교회사 흐름 이외에도 구원사 중심, 신앙사 중심의 흐름도 있음을 드러내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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