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땅 중국, 교황청과 수교 희망적”
이슬람국가 종교 차별 극심
종교간 대화가 생존의 문제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의 정회원국은 한국을 비롯해 모두 17개국이다. 그중 라오스와 캄보디아는 하나의 회원국으로 등록돼 있고,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브루나이가 하나의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준회원국은 홍콩과 마카오 등 11개국이다. FABC 회원국으로 가입돼 있지는 않지만 아시아 복음화에 있어서 가장 커다란 과제는 바로 중국이다.
최근 들어 교황청과의 관계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호전되고 있으며, 가톨릭 신자수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핵심적인 사목적 문제, 즉 교황에 대한 충성, 교회 인사의 임명권 문제와 대만과의 외교관계 단절 요구가 게재돼 있어 완전히 문제가 해결되기에는 여전히 남은 문제가 있다.
종교자유 제한 심해
아시아 대륙의 복음화율은 다른 대륙들에 크게 떨어지는 2.9%에 불과하다. 40억이 넘는 인구는 새 천년기 복음화의 엄청난 보고이지만, 3%에 못 미치는 복음화율은 아시아 복음화에 있어서 새로운 접근과 혁신을 요구하는 중대한 지표이다. 무엇보다도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크게 제한되는 종교 자유의 상황은 심각한 정도이다. 예컨대, 파키스탄의 경우 엄격한 이슬람 국가로서 헌법상으로는 종교 자유가 명시돼 있지만 실제로는 극심한 차별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
1985년 주교회의 종교간대화위원회를 설치, 존 조셉 주교를 초대위원장으로 임명했으나 차별적 재판에 항의 자살했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반이슬람적인 사건이 발생하면, 즉각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분노를 쏟는다.
특히 9.11 테러 이후 종교간 대화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이슬람교가 전체의 87%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인도네시아에서도 이슬람과 그리스도교간의 갈등은 상존한다. 종교 건물의 건축은 엄격하게 규제되며, 개인 집에서 예배를 할 수도 없고, 종교적 설교는 기존의 신자들을 대상으로만 가능하다. 종교간 대화는 그리스도교가 극소수인 이들 지역에서 복음적 소명에 그치지 않고 생존의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69%가 불교도인 스리랑카는 최근 20여년 동안 인종 분쟁으로 6만여명이 희생됐다.
만연한 빈곤과 사회 불의
아시아 각국 교회들의 가장 큰 현실적인 문제는 빈곤이다. 특히 농촌의 빈곤 문제는 농촌 자체의 붕괴와 함께 아시아 각국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이다.
인도에서는 전체 인구의 40%가 빈곤선 이하의 생활을 한다. 대부분 농민들이 토지를 소유하지 못하고, 가난을 견디지 못한 농민들의 자살이 늘고 있다.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마찬가지이다. 파키스탄은 인구 40%가 빈곤선 이하에서, 특히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전체 인구의 97%를 차지하는 이슬람교도들에 비해 극도의 사회적 차별을 받는다.
전통문화 단절과 세계화
전통, 전통적 가치와의 단절은 새로운 문제들을 야기한다. 남성과 여성의 불평등한 현실, 혼인과 가정에 대한 전통적인 인식이 깨져나감으로써 야기되는 사회적 부작용들은 산업화와 세계화로 인한 문제로 지적된다. 국경을 넘나드는 매스미디어의 세속적 가치의 확산은 다양한 부작용을 가져왔고, 인터넷을 포함한 첨단 커뮤니케이션의 영향으로 전통적 가치는 급속하게 무너지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가족 제도와 가정에 대한 가치관의 붕괴는 아시아 각국의 가정과 사회를 혼란으로 몰고 가고 있다.
경제적, 문화적 세계화는 아시아 각국 교회의 사목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며, 커다란 도전으로 제기돼 있다. 인도네시아 주교회의는 세계화의 조류를 거부할 수 없음을 전제하면서, 세계화가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에 바탕을 두고 쾌락주의, 소비주의, 문화적 획일성을 조장한다고 평가한다. 여기에 세계화의 이념적 토대인 신자유주의, 자유무역정책들이 국제금융기구의 지원을 받아 결국은 국가 관계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킨다고 본다.
필리핀 주교회의 의장 올란도 퀘베도 대주교는 “아시아에서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점들은 세계화의 악영향이 주요 원인”이라고 말한다.
중국, 삼천년기 희망
아시아 복음화를 이야기할 때 무엇보다도 가장 큰 기대와 소망의 대상이 되는 것은 중국이 아닐 수 없다. 세계를 누볐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비록 실현하지는 못했지만 항상 가슴 속에 품고 있었던 소망이 바로 중국 사목방문이었다.
교황청은 오랫 동안 교황 순방을 위한 물밑 작업을 해왔으나 번번이 중국측의 완고한 입장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표면상으로는 대만과의 단교가 걸림돌이었지만, 이는 교황청이 여러 차례 그 가능성을 시사해왔으므로 큰 문제는 아니다. 결국 문제는 중국 정부가 교황청의 주교 임명권을 인정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중국 역시 언제까지 교황청과의 단절 상태를 이어갈 생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각국 교회는 산적한 사목적 과제들을 안고 있다. 개별 교회마다 그 양상과 정도는 상이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사목적 대처 역시 다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미 FABC 등을 통해서 연대와 공동 대응이 가능한 영역과 그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아시아 교회들은 앞으로 교류와 협력, 연대의 폭과 깊이를 더해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에서 한국교회는 주도적인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한국교회, 아시아지역 선교 현황
전세계 파견 40% 아시아에
한국교회가 아시아에 파견하고 있는 선교사 수는 남북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 파견한 전체 선교사 수 보다 많다. 그만큼 한국교회가 타 대륙에 비해 아시아에 쏟는 관심도가 크다는 반증이다.
한국교회는 그 역량으로 볼 때, 아시아 복음화를 위한 기여를 적극 고민해야 할 때이다. 하지만 여전히 교구와 수도회 등을 통틀어 선교사의 수가 500여명이 조금 넘는 상황이므로 인적 자원 확보를 위한 노력이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가톨릭 해외선교사 교육협의회에 따르면 2005년 10월 30일 현재 한국 교회가 아시아에 파견한 선교사 수는 총 212명. 이는 전세계 파견 선교사 527명의 40.2%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국외방선교회, 작은 형제회,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 수녀회 등 총 30여 남녀 수도회가 몽골 미얀마 방글라데시 등 18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교구는 대전(몽골, 일본, 대만), 수원(일본, 중국, 마카오), 부산(일본), 의정부(일본), 대구대교구(카자흐스탄) 등 5개 교구가 선교사를 파견하고 있다.
파견국별로 구분하면, 중국에 대한 비중이 단연 높다.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11명을 비롯해, 살레시오회 7명, 서울 성가소비녀회 6명, 예수수도회 6명 등 19개 수도회 및 교구에서 65명을 파견하고 있다. 교구 중에서는 수원교구가 유일하게 사제 3명을 파견, 활동하고 있다.
이같은 중국 선교 비중은 일본과 필리핀의 2배, 인도네시아의 10배, 방글라데시의 20배에 이른다. 중국 이외 지역에 파견된 선교사는 일본 32명, 필리핀 28명, 대만 24명, 몽골 14명, 홍콩 12명 캄보디아 7명, 인도네시아 6명, 인도 6명 등이다.
상대적으로 선교 취약 지역인 터키, 타이, 베트남, 싱가포르에는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서울관구), 예수회, 까리따스 수녀회,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 수녀회에서 1명씩 각각 파견하고 있다. 이밖에 전체 아시아 선교사 중 평신도 선교사는 모두 8명으로, 일본(5명), 필리핀(3명), 대만(1명)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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