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지은 죄 모두 씻어 버리고“이젠 주님의 자녀로…”
“이곳 아이들에 대한 관심 아쉬워”
2006년 새해를 일주일 앞둔 12월 24일,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에 위치한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안양 소년원). 세상 사람들이 ‘죄를 지었다’고 말하는 7명 소녀가 흰옷을 입고 수원교구 교정사목전담 김기원 신부를 반갑게 맞았다. 짧게는 3~4개월에서 길게는 1년 넘게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 뭐가 그렇게 기쁜지 수다가 끊이지 않는다.
“신부님 오늘 세례 받으면 지금까지 지은 죄 모두 용서 받는 거지요.”
“신부님 저도 세례를 받으면 하느님께서 사랑해 주실까요?” 김기원 신부는 한명 한명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잠시 후. 이마에 물이 부어지고 옛 이름 위에 새 이름이 얹혀졌다. 미카엘라(18), 라파엘라(17), 요셉피나(22), 율리아(17), 젤뚜르다(17), 프란체스카(16), 바울라(19). 아이들이 손 잡고 기도했다. “하느님 자녀가 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죄를 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착하게 살게 해 주세요.“ ”죄 많은 저를 딸로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세례식 후, 떡 귤 과자로 조촐한 축하상이 차려졌다. 아이들은 묵주, 기도서, 미사보, 양말 등 선물도 한아름 안았다.
“하느님께서 절 사랑하신다고 생각하니 정말 기뻐요.” 젤뚜르다는 오는 2월에 사회에 나간다. “나가서 어떤 직장에 다닐지 구체적 계획은 없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모든 일이 잘 풀릴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 절 지켜 주시잖아요.” 12월 30일 세상에 나가는 바울라는 “컴퓨터 관련 직장에 취업할 계획”이라며 “세례를 받은 만큼, 앞으로는 더욱 착하고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지난 6개월여 동안 교리를 가르친 교리교육 봉사자는 “성경구절을 고르라고 하면 대부분 ‘사랑’을 선택할 정도로, 이 아이들은 사랑을 갈구하는 마음이 강하다”며 “이곳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아쉽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사진을 찍어달라며 매달렸다. 이 기쁨을 사진으로 남겨 놓아야 한단다. ‘찰칵’. 기뻐 어쩔 줄 몰라하는 아이들의 환한 웃음이 사진 속에 남았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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