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문화 건설·젊은이 사목에 주력
공동사목 확산 정착 위해 노력
독서운동 열풍은 올해도 계속
교회 안팎으로부터의 거센 도전 속에 놓인 한국교회는 2006년을 맞아 복음화를 향한 전열을 새롭게 가다듬으며 사목적 응전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각 교구장들의 새해 사목교서를 통해 살펴볼 때 한국교회의 올해 사목 방향은 시대의 징표에 따라 ‘생명’을 중심으로 교회의 미래이자 현재인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사목 활성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교구를 비롯한 전국 각 교구는 친교와 나눔의 실천을 통한 새로운 복음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특별히 서울 대구 수원 대전 등의 교구는 청소년·청년 사목을 주요 의제로 설정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고 이를 위한 교구민들의 관심과 노력을 요청하고 있다. 아울러 군종교구 의정부교구 등은 교구가 놓인 상황에 대한 통찰을 통해 교회의 몫을 일상에서 실천해 나가기 위한 ‘현장성’을 강화하며 다양한 사목적 모색을 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각 교구 사목교서와 주교회의 등 각계 움직임을 바탕으로, 올 한해 한국교회의 사목적 과제와 방향을 살펴본다.
▨ 2006년 주요 일정
교회 내적으로는 우선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이 주최하고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 복음화위원회 주관으로 10월 18~22일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리는 ‘아시아 선교대회’가 눈길을 끈다. ‘아시아의 예수님 이야기-신앙과 생명의 경축’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 각국 대표와 관계자 등 1천여명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아시아 선교를 향한 새로운 비전을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아시아 16개 나라를 비롯해 유럽 10개국, 중남미 19개 나라 등 5대륙에서 67개국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올 4월 23일~5월 13일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가톨릭농민운동연맹 총회 및 국제세미나도 교회 쇄신의 한 방안으로 생명산업인 농업·환경 보호를 위한 교회의 몫을 돌아보고 일상에서 신자들의 역할을 새롭게 고민하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가톨릭 노동청년회 국제아시아총회가 8월 23~27일 닷새간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깨어있는 가톨릭 노동청년들의 현재와 미래를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해는 과학과 의학의 발달에 따라 점증하는 생명윤리 문제가 어떻게 판가름 날 것인가 하는 갈림길에 있다고 하겠다. 황우석 교수 파문으로 촉발된 배아줄기세포 문제 등이 어떻게 매듭지어지느냐에 따라 이후의 생명문제에 대한 교회의 역할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중대한 시점에서 교회는 다른 이웃종교들은 물론 시민사회단체, 선의의 모든 사람들과 함께 생명의 존엄성을 위한 연대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 5월 31일로 예정된 지방자치단체장 동시선거 등 향후 정치 일정 또한 교회로 하여금 세상으로부터 부여받는 몫을 재확인하고 늘 깨어있는 자세를 요청하고 있다. 특히 올 지방선거는 2007년 대선, 2008년 18대 총선으로 이어지는 선상에서 생명을 존중하는 새로운 문화풍토와 정치지형을 만들 수 있는 호기인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 생명운동 강화
새해에도 생명윤리 논쟁이 심각한 국면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교회는 지난해에 이어 생명수호 활동에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황우석 박사 파문 이후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비롯한 생명윤리 문제에 대해 올바른 입장을 관철할 수 있는 보다 효과적인 대처 방안을 수립해야 할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주교회의는 이 문제와 관련, 우선 우리 사회의 반생명적인 문화를 정화하기 위해 ‘줄기세포’를 포함한 생명문제에 대해 신자와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쉬운 홍보자료를 제작하기로 했다. 주교회의 생명윤리연구회도 생명윤리법 개정에 힘쓰는 한편 생명윤리 만화교재를 발간할 예정이다.
특히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는 성체줄기세포 연구 및 치료와 관련, 단순한 연구비 지원뿐 아니라 학술 행사와 교육프로그램 등을 다양하게 마련할 방침이다. 또 5월경에는 세계 각국 주교회의와 생명 관련 국제기구 등과 연대해 성체줄기세포 관련 국제심포지엄을 열기로 했다.
따라서 교회는 이같은 모색을 계기로 다소 미비했던 활동력을 대폭 강화하고, 전국 차원의 힘을 결집해 대대적인 연대 운동으로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문제에 묻혀 그간 목소리가 잦아들었던 낙태 문제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처도 교회가 고민해야 할 부분으로 떠오른다.
▨ 청소년·청년 사목 강화
교회의 미래이자 현재인 청소년과 청년 사목이 교회의 주요 사목 방향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대구대교구는 올해를 ‘청년 복음화의 해’로 정하고 교구 차원에서 △청년 성서대회 △대리구별 청년대회 등을 열기로 하는 등 젊은이 복음화를 위한 모색에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교구 시노드에서부터 청소년 사목을 강조한 수원교구는 올해도 청소년 사목을 집중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핵심 구성원인 군종교구는 2010년을 향한 앞으로 5년간의 사목목표를 “복음화 25%를 향해 나아가는 5년”으로 정하고 올해 군선교의 협력자인 군 간부와 가족의 내실화를 통해 청년사목의 강화에 매진할 뜻을 밝히고 있다.
대전교구는 청소년 복음화를 위해 △또래 사도양성교육 △청소년 사목에 본당 재정 10% 투자 △지구별 공동 청소년 잔치 등 다양한 사목적 접근을 통해 교회의 희망인 청소년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일 것을 다짐했다.
▨ 공동사목 정착 노력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한국교회의 대안으로 모색되고 있는 공동사목은 올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본격적인 공동사목의 닻을 올린 서울대교구는 올해 표방한 ‘성체 안에 하나 되는 친교의 교회’ 실현을 위한 첫 자리에 공동사목을 두고 교구민들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의정부교구도 올 한해를 지구 중심 공동사목이 정착되는 해로 삼고 다양한 사목적 시도를 할 계획이어서 한국적 사목 모델 개발에 한층 기대감을 더하게 하고 있다.
▨ 문화·출판 통한 복음화
갈수록 대중 속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문화를 통해 교회의 영성적인 면모를 심어나가려는 노력은 새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술계의 경우,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내에 있는 평화화랑이 그 인지도를 높여가며 올해 대관 일정이 모두 짜일 정도로 신자 대중들로부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 한해 동안 다양한 종교미술작품전 뿐만 아니라 일반 예술가들의 전시장으로도 쓰일 예정이어서 문화를 통한 영성적인 접근에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계 출판계는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독서운동’ 열풍에 주목하고 있다. 본지 주관으로 지난해 시작돼 침체돼 있던 교회 출판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신심서적 33권 읽기’ 운동은 올해도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데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교회 차원에서 일고 있는 독서운동붐은 신자 재교육 프로그램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줄 뿐 아니라 교회 출판문화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할 가능성을 엿보게 하고 있다.
‘One Sauce Multi Use’를 지향하며 다양한 미디어 기획물을 선보이고 있는 성 바오로딸은 고령화사회에 발맞춰 노인들을 위한 음반과 책 발간에 주력할 예정이다. 특히 노인과 어린이가 함께 읽을 수 있는 ‘그림있는 성경’을 발간할 계획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그동안 웹사이트 관련 콘텐츠 개발과 모바일서비스 개발을 선도해온 성바오로미디어는 올해도 디지털 미디어 관련 콘텐츠 개발에 힘쓸 계획이다. 특히 무선인터넷과 DMB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는 교회 콘텐츠를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
▨ 사회사목 강화
사형폐지 운동 새로운 전망 확보
가톨릭교회는 그간 사형제도 폐지운동에 있어 독보적인 위상을 구축해왔다. 지난해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를 중심으로 ‘사형폐지 입법화 촉구대회’, ‘헬렌 프리진 수녀 초청 특별강연회’ 등에 이어 12월 들어 사형 폐지를 위한 전국적인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사형제도 폐지의 밑불을 지펴온 교회는 올해도 범종교적인 연대를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일본 등 아시아지역 인권단체들과의 연대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특히 국제사면위원회(AI)가 처음으로 한국을 올해 사형폐지 집중 캠페인 대상국으로 지정함으로써 교회의 사형폐지운동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국제 연대 강화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국제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강진피해를 입은 파키스탄에 긴급구호 인력을 파견한데 이어 새해에도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사랑을 나눌 예정이다. 또 방글라데시를 집중지원국으로 선정해 2004년부터 ‘빈곤 여성과 아동을 위한 가옥 건축사업’과 ‘장애인 복지 시설 신축 및 장애인복지 교육 사업’을 전개해온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는 앞으로 3개년(2007~2009년) 동안 △장애인복지 사업 △원주민 교육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연장 지원키로 해 ‘받는 교회’에서 ‘주는 교회’로서의 한국교회의 위상을 다져 나가고 있다.
이 외에도 한국천주교살레시오회와 (사)국제청소년지원단이 1월 15~27일 캄보디아에서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 봉사자를 파견키로 해 국제적 연대가 저변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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