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구호활동 통해 가톨릭-불교 친교
주택·학교 건설하며 형제애 나눠
【베루왈라, 스리랑카 CNS】 2004년말 아시아를 강타한 지진해일의 희생자들을 위한 구호활동이 가톨릭을 포함한 그리스도교와 불교와의 형제적 친교를 나누는 훌륭한 기회가 되고 있다.
버나드 레이하트(Bernard Reyhart) 신부가 최근 쓰나미 희생자들의 주택 건설을 감독하기 위해서 성 안나 성당 인근의 마을을 방문했을 때, 불교도들이 존경의 표시로 그의 앞에 와서 무릎을 꿇고 인사를 했다.
레이하트 신부는 “이것은 불교도들이 자기 승려들에게 존경을 표시하는 전통적인 인사법인데 지금 그들은 똑같은 존경을 내게 표시하고 있다”며 “이것은 아주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불교도들의 이런 태도 변화는 지난 2004년 쓰나미 이후 성당에서 여러 척의 배를 피해 어민들에게 제공하고 피해자들에게 집을 지어주기 시작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편, 가톨릭교회가 불교도들에 대한 구호와 지원을 하는데 대해서 일부 가톨릭 신자들은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들은 레이하트 신부가 국제 카리타스의 긴급 구호 물자를 불교도들에게 나눠주는 것에 대해서 탐탁치 않게 생각했다. 심지어 일부 본당 교우들은 신부가 JVP당, 즉 스리랑카의 가장 강력한 불교 정당의 조종을 받고 있다는 험담을 퍼뜨리기도 했다.
신부는 “이제 일부 비난을 하는 신자들도 우리가 가톨릭 신자들보다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는 불교도들을 도와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런 활동으로 인해 가톨릭과 불교 사이에 다리가 놓이고 있다”고 말했다.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남쪽으로 30마일 가량 떨어진 칼루타라의 성 십자가 성당의 크리스 압하야라트네 신부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다. 그는 “쓰나미 구호 사업은 불교와의 교류를 위해 아주 훌륭한 기회”라며 “전에는 불교도들이 우리 곁에 아예 얼씬도 하지 않고, 우리를 의혹어린 시선으로 바라봤지만, 이제는 우리와 구호 사업을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 신부의 감독 아래 현재 104채의 집이 건설되고 있는데 이 집은 모두 불교도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그는 갈레 교구 카리타스와 함께 일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결코 가톨릭 공동체를 위해서 일하고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카리타스가 갈레 인근의 불교도 마을에 주택 건설 사업을 시작하려 할 때, 불교도들은 그들이 교회를 건설하려고 의심해 반대 운동을 했다. 하지만 정작 주택들이 세워지기 시작하자, 이들은 주택 임대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갈레 지역에서는 교회의 구호 사업으로 혜택을 받는 그리스도교 신자는 거의 없고, 대부분이 불교도 신자들이다. 카리타스는 이를 위해서 갈레 교구에 약 200만 달러의 성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350여채의 집들이 수리되고 있다.
이 해안 도시는 쓰나미로 인해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은 지역으로 도시 전체가 물에 잠겼고, 이로 인해 4천여명의 주민들이 희생됐다. 카리타스는 이들을 위해 100척의 배를 제공하고 160호의 새 주택을 지어주었다.
카리타스는 또 이 지역의 승려들의 요청에 따라서 불교가 지배적인 지역에 수 개의 공립 학교를 건설하기도 했다.
페르난도 신부는 “이것이 영속적인 형제애로 이어졌으면 한다”며 “조금씩 조금씩 우리는 서로에 대한 태도의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교회, 아체지역에서 이슬람교도 주택 건설사업 펼쳐
【자카르타, 인도네시아 CNS】 쓰나미 1년 후 인도네시아의 가톨릭 교회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이슬람 교도들인 아체(Aceh) 지역에서 이슬람 교도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수천채의 주택 건설 사업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메단 대교구의 보좌주교인 아니체투스 시나가 주교는 “메단 대교구는 현재 나환자들 위한 병원과 학교를 건설하고 있으며, 직업학교, 재활사업 등 아체 지역의 주민들을 위한 구호 사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교회는 수마트라 섬의 북쪽 끝에 있는 아체, 그리고 서쪽 해안의 작은 섬인 니아스에서 쓰나미 희생자들을 위한 구호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아체 지역은 2004년 12월 26일 지진과 그에 따른 지진해일, 즉 쓰나미로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곳으로 인도네시아 전체에서 희생된 22만명 중 무려 15만6천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한 지역이다.
시나가 주교는 이 지역 가톨릭 교회는 현재 210만 달러의 해외 원조금을 확보하고 있는데, 아체와 니아스 지역에서 식량, 의복, 의약품과 텐트 등 긴급 구호 물품들을 배포하는 구호센터를 열어 운영하고 있다.
가톨릭교회는 이 지역에 대한 구호 활동을 종교나 인종 등에 전혀 구애받지 않고 펼치고 있으며, 이미 2천채에 달하는 임시, 영구 거주 공간이 세워졌고, 추후 3년에서 5년 사이에 약 6천채의 주택을 건설할 계획이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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