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성·깊은 신심 필요
타직장보다 보수적지만 기도 안에서 행복 찾아
내가 일하고 싶은 직장에 취업한다. 그리고 신앙생활을 열심히 한다.
최근 미국의 한 언론은 2006년 신년을 맞아 ‘행복한 삶을 위해 지켜야 할 7가지 규칙’을 제시하면서 취업과 신앙을 중요한 항목으로 꼽았다.
행복의 필요충분조건, ‘취업과 신앙’이라는 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사람들이 있다.
이재민(알베르토.46)씨는 뒤늦게 ‘신앙 직장’에서 일하는 행복에 푹 빠져있다. 지난해 5월, 다니던 직장에서 퇴직한 이씨는 1월 2일부터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서 일하고 있다. 아직 업무를 배우는 단계. 요즘엔 긴급구호와 국내 원조사업, 국제 봉사단 관련 업무를 숙지하기 위해 여념이 없다.
이씨는 “아내가 교회내 복지시설에서 근무한 것이 계기가 돼 교회 직장에도 인연이 닿을 수 있었다”며 “소외된 이웃을 돕는 보람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이씨는 남들은 직장 생활 이외에 별도로 신앙 생활을 하고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도 하는데, 생활에 필요한 보수를 받으면서 동시에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신앙생활도 병행할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최근 전국적으로 본당 신설이 늘고, 본당이 대형화 되면서 사무장 및 사무원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김재현(요셉.42)씨는 수원교구 능평본당 사무장으로 일한지 4년째 접어들고 있다. “즐거워서, 또 내가 원해서 하는 일입니다. 남이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 기도 안에서 묵묵히 일하면서 느끼는 보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관련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함께 교회에 대한 헌신성, 깊은 신심이 동시에 요구되는 직종인 만큼 어려운 점이 없지 않지만, ‘기도와 희생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직장’임에는 틀림없다는 설명이다.
취업 시즌이다. 또 정년퇴직 및 명예퇴직 후 새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신앙도 다지고, 생계도 이을 수 있는 교회 직장의 문을 두드려 보는 것은 어떨까. 교회 내에는 교구청, 교회 기관, 사무장 등 이외에도 교회 언론.출판사, 교회 운영 사회복지시설, 문화 사업 기관, 수도회 등 평신도들의 ‘땀’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
관심을 갖고 있다면 우선 인터넷 품을 팔아야 한다. 부지런히 교회 관련 홈페이지들을 누비다 보면 하느님께서 배려하신 ‘천생연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조언. 하지만 많은 이들은 교회 관련 직종을 단순히 편하고 안정적인 곳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한다. 영적 갈망, 사도직에 대한 열정, 관련 분야의 전문성, 희생과 봉사에 대한 긍정적 태도가 필수라는 지적이다.
안성철(바오로 수도회) 신부는 “현실적으로 교회 내 기관들이 보수를 많이 줄 수 있는 형편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기업이나 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가 적은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기도 중에 늘 겸손한 마음을 갖는다면 다른 직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성취감과 풍성한 은총에서 오는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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