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후 잿빛 삶에 말씀은 한줄기 빛”
“아…손이요? 제 손은 맨날 이래요.”
서울 면목1동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이귀선(안젤라.28.서울 풍납동본당)씨. 손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거친 손등, 다듬지 않은 손톱, 20대의 손이라고는 보기 어려웠다.
“손톱이 길면 아이들 돌보는데 지장이 있어요. 상처날 우려도 있고”라고 말하는 이씨. 이어 그녀는 “주님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보여주셨지 겉모습으로 다가가신건 아니잖아요”라고 말했다.
이씨는 현재 가톨릭청년성서모임 연수를 마치고 말씀의 봉사자로서 교회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회인이 되면 타 젊은이들처럼 교회를 떠나게 될까봐 무척 두려웠어요. 근데 주님 품을 벗어날 수가 없더라고요.”
이씨는 1998년 약관의 나이에 서울 잠실본당에서 청년활동을 시작했다. 다양한 청년단체 중 그녀가 선택한 것은 풍물패. 그저 전통가락인 풍물이 좋아 선택하게 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풍물이란 것은 단지 주님을 표현하는 도구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꽹과리, 장구 등을 치며 젊은이들과의 어울림 속에 주님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자 더욱더 교회 활동에 빠져들었다. 결국 그녀의 그러한 활동은 본당 청년연합회의 임원활동을 2년간 역임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그때는 정말 주님이라는 든든한 ‘빽’이 있다고 생각해선지 뭐든지 하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이씨에게도 취업이란 커다란 벽이 어느샌가 세워졌다. 그녀는 당시 취업 준비로 교회활동이 자연스레 소홀해지자 ‘빽’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무척 당황스러웠죠. 마음 한켠이 공허하기도 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러한 공허함은 취업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교회는 당분간 잊고 살았다. 취업만 하면 세상이 내 것이라는 생각이었지만 돌아온 것은 잿빛 같은 삶이었다는 그녀. 그러던 이씨에게 한줄기 빛으로 다가온 것이 바로 청년성서모임이었다.
“갈증해소음료였다고 할까요. 어떻게 보면 부족했던 제 삶을 한층 더 윤택하게 한 계기였죠.”
청년성서모임에서 창세기 그룹나눔을 마친 그녀는 연수까지 이수해 현재 말씀의 봉사자로서 3명으로 구성된 그룹을 이끌고 있다.
이씨에게 힘들지 않냐고 묻자 “사실 벅차기도 하지만 그만큼 제가 주님께 얻는 것이 있으니까 힘든점은 특별히 없어요”라고 말했다. 손을 흔들며 힘든 것이 없다고 하는 이씨. 그녀의 손은 세상 누구보다 아름다운 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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