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9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시리즈 전 10권이 처음으로 완간됐다.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이 시리즈는 상이한 제목으로 여러 번 중복 간행됐고, 원작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편의에 의해 분책되거나 누락된 경우도 많았다. 더욱이 일본어나 영어판에서 중역하다보니 이탈리아어 원본이 지닌 문화적 묘미를 충분히 살리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번에 시리즈 전 10권을 완간한 서교출판사는 지난 2003년 이 책의 한국어판 저작권을 독점 계약한 뒤 이탈리아어에서 직접 번역해 새롭게 출간함으로써 이 흥미로운 이야기의 참맛을 진솔하게 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이 시리즈의 두 주인공인 돈 까밀로 신부와 뻬뽀네 읍장의 탄생 60주년이 되는 해라서 이 시리즈의 완간은 더욱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국민 작가 반열에 오른 저자 죠반니노 과레스끼는 원래 저널리스트로서 법대를 졸업하고 다양한 직업을 경험한 뒤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접하는 현실에 대한 관찰을 토대로 더욱 현실 같은 이야기를 지어냈다.
저자는 신부와 읍장이라는 정치적으로는 완전히 반대이면서도 인간적으로는 쌍둥이처럼 닮은 두 인물을 창조해 이 소설 속에서 극도의 대조를 이루면서도 그와 똑같은 정도의 유비를 보여주고 있다.
그의 두 주인공을 살펴보면, 완전히 악한 사람도 없고 완전히 선한 사람도 없다. 신부는 선하지만 때로는 걷잡을 수 없이 경망스럽기도 하고, 읍장은 악해 보이지만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애정을 드러낸다.
이 둘 사이의 갈등을 중재하는 이는 바로 예수님. 그 목소리는 저자가 독자들에게 보내는 목소리이다. 예수님은 앙숙처럼 서로 치고 받는 두 사람 사이의 균형추 역할을 하면서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며 사랑의 중요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갈등과 긴장으로 평행선을 달리는 두 사람은 궁극에는 타협과 화해를 이룬다. 그리고 그 실마리는 항상 사랑이다. 결국 이 둘의 메시지는 아무리 정치적, 문화적, 종교적 입장의 차이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사랑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시리즈는 지금까지 세계40개 언어로 번역돼 7천만명 이상의 독자들에게서 사랑을 받았다. 특히 이 소설이 나온지 60년이 지났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여전히 매년 6만에서 8만부 가량의 책이 팔려나가고 있다. 그리고 그 가장 큰 이유는 재미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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