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현장속에서 복음의목소리 전해야”
“암울한 시대 민중의 소리 대변”
“원주선언은 1970년대 암울한 한국정치사회 상황에서 민중들의 마음, 즉 진실, 민주회복, 인권회복을 위한 소리를 담아낸 것입니다.”
원주교구 부론본당 주임 안승길 신부는 원주선언에 대해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당시 안신부는 지학순 주교가 양심선언 후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 주교회의와 필리핀에서 열린 매스컴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후 아무 연락도 없이 귀국길에 사라지자 그 사실을 원주교구에 알렸던, 당시 유신체제의 한 복판에 있었던 역사의 산 증인이다.
안신부는 “지학순 주교 체포사건이 동기가 돼 일어난 원주 선언은 당시 사회의 올바른 공동선을 위한 교회의 정당한 외침이었다”고 말했다. 안신부는 당시 상황에 대해 “늘 감시당하는 삶이라 무척 고통스러웠다”며 “어둠의 세계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고자 무던히 애썼다”고 말했다.
지학순 주교가 체포되고 당시 민청련 사건으로 원주교구 교구청 기획실 직원이었던 김지하 시인이 재판을 받는 등 원주가 민주화 운동의 모체가 될 수 밖에 없었다고 소회하는 안신부는 당시 일련의 부조리한 사회현상에서 교회의 소리를 담아낸 원주라는 지역과 정의구현사제단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안신부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는 교회의 기본 정신인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암흑의 시대에 구체적인 교회의 몸짓을 보여준 그들의 모습은 올바른 사회 복음화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안신부는 원주선언이 태동한지 30년이 지난 오늘, 교회가 과거와 달리 삶의 현장을 통해 복음의 목소리를 전파하는데 소홀한 점이 없지 않다며 아쉬워했다.
특히 안신부는 원주선언과 같은 외적인 외침이 없다면 앞으로 교회는 서양과 같이 하나의 골동품화 될지도 모른다고 경계했다. 안신부는 “교회는 원주선언과 같이 삶의 현장을 통해 복음의 목소리를 내야한다”며 “그런 과정안에서 교회는 정체성 확립의 지름길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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