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사는 한 아이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우리 집에 사는 아이가 첫째고 바로 밑의 동생과 일곱 살짜리 동생은 친척집에서 살고 있었는데 이 세 아이의 엄마가 세상을 떠난 것이다. 동료의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아이들 모두 발벗고 나서서 도와주는 모습이 아름답다. 어떤 아이는 무덤을 파러 가고 어떤 아이는 밤샘을 하면서 집을 지킨다.
아이들에게 꿈을 물어 보면 단순하다. 그들이 살면서 눈으로 보고 듣고 한 것이 고작 운전수, 배관, 미장장이, 벽돌공, 정비 아니면 목공이다. 직업에 귀천이 없기는 하지만 수천종의 직업이 있는 한국과는 사뭇 다른 형태이다. 이것이 유목사회가 가지는 직업의 한계다. 제조공장이 많지 않아 고용 효과가 너무 적다는 것이다.
장기적인 직업을 선택하도록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게 급선무다.
희망 없이 자란 아이들에게 내가 이곳에서 해 줄 수 있는 건 꿈을 갖게 하는 일이다. 또 학생 자신이 스스로 능력이 있다고 믿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쉽지가 않다. 내가 그를 믿고 아이가 나를 믿는 신뢰와 믿음 관계가 이루어지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늘 좋은 면만을 보고 사는 것은 아니지만 늘 아름다움을 보고 칭찬해주고 그 연장선상에 있도록 기쁨을 생산해내야 한다.
선교사로 내가 어느 곳에 산다 할지라도 몽골이든 한국이든 혹은 또 다른 나라일지라도 아이들의 세상에는 공통점이 있다. 놀고 싶어 하고 춤과 노래와 게임, 축구, 영화, 인터넷을 하고 싶어 한다. 그렇다고 놀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의 미래를 걱정하고 준비하고자하는 마음도 있다.
그래서 그들은 공부하고 싶어 한다. 자신의 미래에 대한 준비도 있지만 남을 돕고자하는 마음과 사랑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기에 공부에 대한 열정이 있다.
이것을 촉진시키고 성장시켜 주는 일이 나의 일이고 내가 가진 소명이고 성소이다.
파괴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의 불량의 동기는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는 본인에게도 있지만 가정에 더 많은 책임이 있다. 이들을 조금만 도와주면 바르게 갈 수 있고 올바르게 자랄 수 있다. 아인슈타인은 말한다. “한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일은 원자탄을 파괴하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다”라고….
인간의 마음을 바꾸는 일은 인간의 힘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항상 느끼며 산다. 선교사로서 보다 거룩한 사람이 되도록 스스로 노력하며 살아간다.
이호열 신부 (몽골 돈보스꼬 청소년센터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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