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는 민주화 운동의 산실”
“오늘 이 자리는 모두 여러분의 힘으로 이뤄진 자리입니다.”(신현봉 신부) “30년 전의 기억이 오늘을 새롭게 하길 바랍니다.”(문정현 신부) “반성과 성찰을 통해 정의의 하느님이 구현되는 날입니다.”(함세웅 신부)
유신체제 하에서 정의의 목소리를 외친 3인의 수인(囚人)이 한자리에 모였다.
원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고정배 신부)와 평신도사도직협의회(회장 원규희, 지도 박상용 신부)는 23일 오후 6시 가톨릭센터 마리아홀에서 원주선언 30주년을 기념해 ‘원주교구 교회일치운동과 원주선언에 관한 성찰’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민족의 긍지를 찾기 위해 원주선언을 외친 신현봉, 문정현, 함세웅 신부를 비롯해 정의구현사제단, 원주교구 사제단, 원주선언 관련 유가족들과 평신도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원주선언의 실천적 반성’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함세웅 신부는 “기억은 참된 공동체 실현과 일치를 위한 창조의 씨앗, 민족의식과 신앙의식의 씨앗을 심는 작업”이라며 “30년 전 원주 사건을 기억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 새롭게 일치와 저항의 씨앗을 심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당시 원주선언문을 작성한 김정남씨는 ‘원주선언의 시대적 의의’라는 주제를 통해 “원주선언은 원주가 이 나라 민주화 운동의 작은 밀알 내지 그 성지임을 증거해주는 하나의 징표였다”고 밝혔다.
안승길 신부는 ‘교회 일치 운동과 민중사랑’을 주제로한 발표에서 “원주선언은 ‘민주구국선언’이 나오는 계기가 된 결정적 사건이었다”며 “원주선언과 민주구국선언은 신.구교 성직자들과 평신도들이 민주회복, 인권보호 운동으로 예수의 민중사랑 복음 선포를 위해 한 뜻으로 투신한 공동체의 표현이었다”고 정의했다. 한편 토론에 앞서 주교좌 원동성당에서 거행된 원주선언 30주년 기념미사는 신현봉 신부를 비롯해 문정현, 함세웅 신부와 원주교구 사제단의 공동집전으로 봉헌됐다. 문정현 신부는 강론을 통해 “교회는 민중이 공감하는 복음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정의를 위해 서있어야 할 곳에 마땅히 서서 원주선언이 30주년을 맞는 오늘의 의미를 계승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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