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24000명 굶주림과 영양실조로 죽어
2차헌금 모아 가난한 나라 도와
신자 한명당 500원 봉헌 “인색”
2월 5일은 가난과 질병, 자연재해로 고통 받는 나라밖 사람들을 생각하며 사랑 실천의 첫 걸음인 나눔을 실천하고 기도하는 해외원조주일이다.
한국교회는 해외원조주일을 맞아 2차 헌금을 봉헌해 전 세계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랑 나눔에 동참해 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교회가 꾸준히 펼치는 해외원조활동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세계 곳곳에는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해외원조주일을 맞아 가난한 지구촌의 현실을 살펴보고, 그리스도인으로서 가져야 할 나눔의 사명을 되새겨본다.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는
매일 2만 4천 여 명이 굶주림과 영양실조로 죽어가고 있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곡물의 40%가 잘 사는 나라에서는 가축사료로 사용되는 반면, 10억 명 이상의 사람은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고 있다. 7초 마다 1명의 어린이가 영양부족과 이와 관련된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고 5명 중 1명은 학교에 가지 못한다. 4명 중 1명의 어린이와 그 가족이 하루 1달러도 안 되는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해가고 있다.
지구촌의 현실이다. 실제로 지난 해 12월 27일 유니세프(국제연합아동기금)는 기아와 영양실조로 인해 아프리카 중서부에 위치한 ‘니제르’의 인구 1천 100여만 명 중 3분의 1이 넘는 360만 명이 굶주림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이들 중 80만 명이 5세 미만 아이들이라고 밝혔다. 니제르는 월드컵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토고’의 이웃나라다.
가까운 아시아도 상황은 마찬가지. 독립전쟁으로 집과 가족을 잃은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는 동티모르가 있고, 방글라데시에서는 잊을 만하면 닥치는 홍수로 재기 의지마저 잃어버린 가난한 사람들이 거리를 떠돌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인도, 스리랑카에서는 아직도 지진해일 피해를 이겨내지 못한 많은 이재민들이 도움을 기다린다. 파키스탄 사람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영하 20도의 혹한을 홑이불 한 장으로 버티고 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지구촌의 가난이 곁에 있는 우리 가족과 이웃의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함께 나누고 더불어 사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재해현장을 찾은 한 NGO 활동가의 책이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모으고, 안방극장의 유명 배우가 굶주림에 지친 아프리카의 한 어린아이를 끌어안고 우는 모습에 함께 눈물을 흘리면서도 정작 해외원조에 동참하는 데는 인색하다.
교회 신자들도 마찬가지다. 한국 카리타스의 연간 해외원조액은 10억 원 정도로 400만 신자수를 따지면 신자 1명 당 250원에 불과하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 등 해외원조사업을 펼치는 교회 단체의 원조금액을 합쳐도 신자 한 사람이 일 년에 500원이 채 안 되는 성금을 봉헌하고 있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가장 존엄한 생명을 위협받는 사람들이 세계에는 아직도 너무 많은 현실을 감안하면 한국교회 신자들이 해외원조에 쏟는 관심은 인색한 형편이다.
사실 ‘우리나라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남의 나라를 위해 모금해야 하느냐’, ‘우리나라에도 밥을 굶는 아이들이 많은데’라고 흥분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인식은 교회 해외원조사업이 보다 활성화되는 데 있어 적잖은 걸림돌이다.
해외원조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은
국가와 민족을 넘어 확고하다. 사목헌장은 ‘전 세계 이웃의 아픔과 고통을 힘이 닿는 대로 덜어 주는 일은 하느님 백성 전체의 의무’(88항)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 ‘각자의 능력대로 자신의 재화를 나누어주고 특히 개인이나 국가가 받은 원조를 통해 자조자립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그들을 도와주어야 한다’(사목헌장 69항)고 밝히고 있다.
지구촌 모든 이들이 하느님 공동체의 한 식구임을 인식한다면 그리스도인의 사명은 굳이 사목헌장의 내용을 비춰보지 않더라도 분명하다. 교회 안에서 너의 나라, 남의 나라는 의미가 없다.
한류 열풍이 아시아를 휩쓸고 있다는 소식에 내심 흐뭇해하면서도 아시아 각국의 빈곤실태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것이 우리다. 많은 기업들이 아프리카에 진출해 성공신화를 일궈내는 것에 박수를 치면서도 정작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굶주림은 외면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2년간 지구촌은
엄청난 대재앙을 차례로 겪었다. 지진해일과 대지진, 허리케인은 잘 살고 못 사는 나라를 구분하지 않고 지구촌 모든 사람들에게 아픔을 안겼다. TV에 비춰진 대재앙은 내일 우리에게 닥칠 그것일지도 모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도 역시 바다 건너 그들과 똑같은 지구촌의 한 형제이다.
우리 역시 반세기전 전쟁을 겪었고 전쟁 후에는 가난의 아픔으로 고통을 받았다. 아직도 태풍과 폭우, 폭설로 매년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 한국 카리타스의 해외원조사업
13년간 78개국에 154억원 지원
해외원조주일 2차 헌금은 한국교회 해외원조 창구인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이하 한국 카리타스)를 통해 전 세계 가난한 이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1993년부터 해외원조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이하 한국 카리타스)는 13년간 78개국에 154억원 가까이 지원했다. 특히 2004년부터 시작된 ‘방글라데시 집중지원사업’은 한국 카리타스가 국제 카리타스를 거치지 않고 현지 카리타스를 통해 직접 지원한 것으로 의미가 깊다. 주택 1050채가 한국 카리타스 원조로 지어져 빈민층에게 제공됐으며, 장애인 인식개선사업도 4년째를 맞고 있다.
또 2004년 남아시아 지진해일과 2005년 파키스탄 강진 피해지역에도 원조금이 전달돼 피해주민들을 위해 값지게 사용됐다.
하지만 해외원조기금 부족으로 한국 카리타스는 연간 세계 곳곳에서 요청하는 100여건의 긴급지원 중 30여건만 지원하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지진해일과 강진,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가 잇따랐던 지난 해에는 구호의 피로현상으로 해외원조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유흥식 주교는 올 해외원조주일 담화를 통해 “개인이 직접 하기 어려운 가난한 나라의 이웃을 돕기 위해 ‘한국 카리타스’는 한국 천주교회의 이름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공동선 증진과 이웃을 돕는 일에 아낌없는 사랑과 나눔을 당부했다.
■ 구체적인 해외원조 실천방안
◆ 기도 중에 - 가난과 굶주림으로 고통 받는 이웃들을 위하여 기도해 주십시오.
◆ 생활 속에서 - 물, 음식, 생활필수품 등을 아끼는 검소한 생활을 하십시오.
◆ 헌금으로 - 매년 해외의 가난한 이웃들을 위한 해외원조주일 2차 헌금이 있습니다.
◆ 연중 후원으로 - 사회복지위원회 세계기아민돕기 후원회에서 성금을 접수합니다.
◆ 우리 돈 ‘천원’이면 가난한 나라 한 가족의 생활비,
‘만원’이면 어린이 한명이 두 끼의 음식을 한 달 동안 먹을 수 있고,
‘십만원’이면 6인 가족이 6개월 동안 먹을 수 있는 곡물을 살 수 있습니다.
※ 후원문의 02-2279-9204 한국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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