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가 최고의 가족 대화죠”
매년 가족 연주회로 “감사와 찬양”
음악은 흔히 세계인의 공통언어로 꼽힌다. 악기들의 어우러짐이 조화를 이룰 땐 더욱 그러하다.
첼리스트 이동우(세바스찬.51.울산대 교수)씨와 피아니스트 전미영(헬레나.50.한국교원대 교수)씨 가정에서는 ‘음악’이 대화의 도구로 더 큰 빛을 발한다.
이들 부부는 각자의 연주 및 작곡활동과 더불어 해마다 부부 듀오 연주를 펼치며 연주의 깊이를 더하는 음악가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 1월에는 딸 이경미(안나.21.뉴잉글랜드 음악원 3년)씨도 함께 연주회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이경미씨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첼리스트의 길을 걷고 있는 재원이다.
이쯤되면 가족 간에 더욱 깊은 일치와 사랑을 이루게 한 이들의 음악적 자질의 원천도 궁금할만 하다.
이들의 음악성은 전씨의 아버지인 고 농현 전봉초(그레고리오.1919~2002) 교수로부터 이어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봉초 교수는 국내 클래식음악의 대가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본격적인 첼로독주회를 열었으며, 전문연주가로서는 물론 후진을 양성하는데 크게 기여한 음악가다. 한국 실내악운동의 출발점이자 산 역사인 ‘서울 바로크 합주단’도 전봉초 교수가 창단했다.
아버지의 영향이 컸던지 전미영씨를 비롯해 전성환(클레멘스.성악가.대구가톨릭대 교수), 전소영(레지나.첼리스트.세종대 교수)씨 등 5남매 중 4명이 국내 유수의 음악가로 활동 중이다.
무엇보다 이들은 전봉초 교수와 어머니 이복련(글라라) 여사의 독실한 신앙심도 그대로 물려받아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음악을 통한 교회봉사에도 적극적이다. 전씨는 ‘광신도’가 되지 말아야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성당에 머물며 반주 봉사 등에 나서기도했다. 재미교포인 이동우씨도 이들의 신앙심 덕분에 자발적으로 개신교에서 개종했다.
이들 가족이 말하는 ‘음악이란’ 바로 ‘즐거운 것’ ‘나와 타인을 위로하는 것’이다. 흔히 솟아오르는 가족 간 갈등도 함께하는 연주 속에 소리없이 녹여낸다.
특히 가족들은 “연주란 공부한 것을 고해하는 자리여서 게을리 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연주를 통해 곡에서 받은 기쁨과 아름다움을 나누는 역할이 음악인이라는 설명이다.
가족 연주회도 “우리가 받은 달란트를 찬양으로 돌려드리자”는 마음을 모아 이어오고 있다. 내년쯤에도 부부와 형제자매, 유학중인 딸이 합세해 전봉초 교수 추모음악회를 겸한 가족음악회를 선보일 계획이다.
그 어떤 말이나 눈짓보다 더 큰 공감대를 이루게 한 음악이 더욱 성숙된 소리로 우리 곁에 울리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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