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담끝에 주님 품으로, 활동 찾아나서며 보람”
절기상 입춘이 지났지만 봄을 느끼기에는 너무 추웠던 지난 5일. 동장군의 기세를 잠재워버릴 듯한 화사한 미소를 머금은 김진경(로사.26.서울 석촌동본당)씨는 무척 분주한 모습이었다.
“고3 졸업미사가 있거든요. 청년 성가대도 찬조하기로 해서요.”
김씨는 성가대 단원으로 활동한지 겨우 1년 반이 지난 신출내기 단원. 오전 9시 중고등부 학생미사를 앞두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미사를 준비하는 그녀에게 제대로 된 질문을 할 수가 없었다.
“너무 열의를 보이는 것 같아요.”란 물음에 “학생들이 보잖아요”라고 답했다. ‘그게 무슨 상관일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 그녀는 “학생들, 특히 고3 졸업생들이 저희 모습을 보고 청년 활동을 지속했으면 해서요. 작은 행동 하나도 그들에게 의미가 될 수 있잖아요”라고 답한다.
‘아차!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순간 머쓱해 할 말을 잃었다.
미사를 마치고 만난 김씨는 자신은 ‘제대로 된 냉담신자’였다고 고백했다. “사실 성당활동은 중학생 때부터 했어요. 그때 무척 열심이었는데 대학에 입학하니 저도 모르게 성당에 발을 끊게 되더라고요.”
그러던 그녀가 다시 주님의 품으로 돌아온 것은 2004년 9월. 취업을 준비하며 동분서주 하던 김씨는 당시의 삶이 무척 피폐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가슴 한편이 공허하기도 했고 무엇인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계속 들었어요.” 그녀는 바로 성당을 찾았다. 미사를 봉헌하며 성당생활에 대한 숨고르기를 한 후 무턱대고 성가대의 문을 두드렸다.
“단원들이 무척 놀라더군요. 요즘 저 같이 자발적으로 단체 활동을 하려는 청년들이 없다면서요.”
이후 그녀는 성가대 회계와 청년연합회 회계 등을 역임했고 지금은 성가대 활동뿐만이 아닌 청년연합회 홍보부장까지 하고 있다.
성당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김씨는 현재 모 기업 인바운드 텔레마케팅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다. 직장 업무로 부담스럽지 않냐는 물음에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처음에 취업하려고 할 때 직장 위치와 시간을 고려했어요. 가깝고 성당활동하는데 있어 여유로운 곳을 찾았거든요.”
김씨는 최근 본당 청년들의 감소화에 대해서도 뜻을 밝혔다. “사실 성당이란 곳은 자기 선택의 공간이에요. 자발적인 마음에서 활동을 해야 보람도 있는 것은 물론이고요.”
하지만 현재 그런 청년은 찾기 힘들다는 김씨. 그녀는 많은 청년들이 성당을 떠나는 상황에서 뒷자리에 앉아 미사만 보고 가는 청년들을 보면 달려가서 잡고라도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말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길 바라며 발길을 돌리던 순간, 김씨의 마지막 말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 “성당 구성원 모두가 청년들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청년 신자 감소 문제는 이제 발등에 불이 떨어져 번지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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