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7년 사진과 내용.형태 동일
서울 개포동본당 현양사업 펼쳐
무덤자리 중국 ‘마가자’로 입증
서울 개포동본당의 브뤼기에르(소 바르톨로메오) 주교에 대한 관심이 이번 묘비(사진) 발견의 관건이 되었다는 것이 여러 교회사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개포동본당은 지난해 설립 2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브뤼기에르 주교와 관련된 자료발굴 및 추모사업에 적극 나섰으며, 주교가 선종한 중국 내몽골 마가자를 세차례나 방문해 원래 묘소에 묘비를 세우고, 현양비 설립 등 여러 사업을 펼쳐왔다.
특히 작년 10월에는 브뤼기에르 주교 선종 170주기 추모미사를 서울 용산 성직자 묘역에서 봉헌하는 한편 소책자, 여행기 및 서한집, 생애·의의를 담은 테이프와 CD를 발간해 꾸준히 배포하고 있다. 이외에도 프랑스 주교 생가 방문이나 서만자에서 마가자까지 순례 등 다양한 계획을 갖고 있다.
이러한 개포동 본당의 열의가 하마터면 훼손되거나 파괴될뻔한 주교의 묘비를 살려 놓았다는 말이다.
이번에 발견된 어른가슴 높이만한 묘비에는 ‘首鐸 蘇公之墓 道光十五年八月二十九日立’라고 적혀 있다. 여기에서 ‘首鐸’(수탁)은 ‘초대 조선교구장’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는 한국인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신부를 ‘首先鐸德’(수선탁덕)이라고 부르는 것과 동일한 의미. ‘蘇公之墓’(소공지묘)는 ‘브뤼기에르 주교의 무덤’이라는 뜻. 브뤼기에르 주교의 장례식을 집전한 모방 신부 서한에 ‘주교님의 무덤 위에는 주교님의 한자 성인 蘇(소)자가 새겨진 묘비가 세워졌다’라는 기록이 있다. ‘道光十五年八月二十九日立’(도광 15년 8월 29일 입)에서 ‘도광’은 청나라 8대 황제의 연호로, 도광 15년은 1835년이다. 따라서 연기(年紀) 내용은 브뤼기에르 주교의 선종일인 ‘1835년 8월 29일(양력 10월 20일)에 묘비를 세웠다’라는 사실을 설명해 주고 있다. 여기에다 1897년 북경 프랑스 공사관 마티뇽 박사가 뮈텔 주교(조선 제8대 교구장)에게 보낸 브뤼기에르 주교 묘소 사진에 있는 묘비와 이번에 발견된 묘비의 내용과 형태가 동일하다.
이번 묘비 발견의 또다른 의의는 브뤼기에르 주교 원래 무덤 자리가 중국 내몽골의 ‘마가자’라는 사실이 다시한번 입증됐다는 사실. 이곳은 2004년 7월 양업교회사연구소 차기진 박사가 처음 확인한 후, 2005년 2월 개포동본당 답사단의 재차 확인이 있었던 곳이며, 2005년 8월 브뤼기에르 주교 현양비 축복식 순례단(단장 염수정 주교)이 합토식과 묘비 축복식을 가졌던 곳이기도 하다.
한편 브뤼기에르 주교는 1831년 9월 9일 조선이 독립된 교구인 대목구로 설정된 뒤 초대 교구장에 임명됐으며 백방으로 조선 입국을 추진하던 중 1835년 내몽골 마가자에서 선종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