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어린이에 한복 1천벌 기증 구학자씨
"주님께 진 빚 조금 갚은것 뿐"
지난 설 명절.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산하 아동복지시설 어린이 천여명은 예쁜 설빔을 선물로 받았다. 형편상 한복 한 번 입어볼 기회가 없었던 어린이들에게 전해진 설빔은 어떤 선물보다 값졌다.
“보잘 것 없는 일을 했을 뿐인데 칭찬해 주시니 부끄럽네요.”
설을 앞두고 한복 1천벌을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 기증한 구학자(아녜스.67.서울 가좌동본당)씨는 대단한 일인 양 알려지는 게 부담스럽다며 말문을 열었다.
서울 남가좌동 모래내시장에서 한복 소매상을 하고 있는 구씨는 시설 어린이들이 한복을 입고 다니는 또래 친구들을 부럽게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한복을 기증하기로 결심했다.
“좀 더 좋은 한복을 입히고 싶었는데… 하지만 한복을 받고 어린이들이 기뻐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을 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
구씨는 그동안 예수님과 성모님께 빚을 많이 졌다.
“1980년대 한복집이 망했을 때 용기를 잃지 않고 금방 재기할 수 있도록 힘을 주셨어요. 또 저와 가족들에게 건강을 주셨고요. 큰 빚을 졌는데 막상 저는 남을 위해 한 일이 없었어요.”
이제야 빚을 조금이나마 갚는 일을 했다는 구씨는 앞으로 힘닿는 데까지 봉사에 나서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시골에 내려가 작은 공소를 짓고 기도하며 봉사하는게 소원이에요. 하느님 집을 만들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렵니다. 그래야 성모님 품에 안겼을 때 부끄럽지 않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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