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학교부터 이어온 주님의 끈 놓을 수 없죠”
“원래 그쪽 일은 안하시잖아요?” “제가 하고 싶어서 한다 그랬어요. 그리고 모두 다 주님 안에서 하는 일인데 구분할 필요가 있나요?”
서울 혜화동에 위치한 청소년 회관에서 만난 민수진(소피아.22.서울 화곡본동본당)씨는 오히려 이상하다는 듯 기자를 봤다. 그녀는 지난 2월 3~5일 열린 주일학교 초급교사학교에 봉사자로 참여하고 왔다고 말했다.
“본인 업무도 많을텐데, 주말은 쉬셔야…”라고 말을 잇자 “아뇨. 교회 활동은 무엇이든 다 얻는 것도 많고 보람이 있어요. 그걸 놓칠 순 없죠”라고 말하는 민씨.
민씨는 현재 서울대교구 청소년주보 하늘마음 편집부에 근무하고 있다. 그녀는 매주 목요일 저녁에 열리는 편집회의에 참석해 원고 수집과 교정, 기사 배열 등 편집 업무 전반에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혹시 본당에서도 활동하세요?”라고 묻자 여지없이 “네. 이번에 본당 성서모임에서 실시한 창세기 연수 마쳤어요”란 답이 돌아왔다.
민씨는 중고등학생 시절부터 활발한 성당 활동을 해왔다. 그녀는 특히 가톨릭청소년연합회(CYA) 활동을 하며 교구 회장단에서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또래 친구들보다 늘 한 걸음 앞서 주님께 다가갔다.
대학 합격 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달란트를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한 민씨는 무턱대고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본당중고등학생 사목부의 문을 두드렸다. 그저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에 발걸음을 뗐을 뿐인데 벌써 3년이란 시간이 지났다는 그녀.
“요즘 3년이란 시간을 교회활동에 투자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말을 건네자 민씨는 “본당 교리교사 활동을 3년 정도하면 보통 교감 역할을 하는데, 편집부에서는 제가 막내에요”라고 수줍게 답했다.
민씨는 편집부 선배들의 교회 활동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취업이란 문 앞에서 대부분의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현실에, 선배들은 오히려 죽기 살기로 교회 활동을 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곳은 떠나는 사람이 없어요. 취업을 위해 선배들은 휴가를 내고, 취업이 되면 다시 돌아오죠. 마치 고향 찾아 돌아오는 분들 같아요.”
민씨 역시 곧 취업이란 벽 앞에 서게 되지만 회사일과 교회 활동을 병행하는 선배들의 모습에서 더욱더 주님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주변 환경이 자신을 교회에서 떠나지 못하게 하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이 원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교사의 기도 중에 ‘천국에서 별처럼 빛나게 하소서’란 문장이 있다”며 “그 말처럼 저와 같은 모든 청년들이 주님의 별이 되도록 활발한 활동을 했으면 한다”는 소망을 내비췄다.
인터뷰를 마친 후 민씨는 나지막이 기자에게 속삭였다. “사실 이곳에는 저보다 더 활발히 주님 사업에 동참하는 분들이 많아요.” 쑥스러워하며 말하는 민씨의 모습에서 향긋한 그리스도의 향기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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