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복시성 추진될 듯
【외신종합】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최근 터키에서 살해된 이탈리아 선교사 안드레아 산토로 신부의 죽음이 종교간 대화와 민족들간의 평화와 화해의 특별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황은 2월 8일 일반 알현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지난 1월 31일 산토로 신부가 직접 보내온 편지 내용을 공개, 깊은 신앙과 복음 선포의 열정으로 헌신적인 선교 활동을 해온 산토로 신부의 신앙을 치하했다.
산토로 신부와 세 명의 터키 가톨릭 신자들이 보내온 편지는 교황청 신문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지 최근호에 실렸다.
한편 이탈리아의 카밀로 루이니 추기경은 2월 10일 산토로 신부의 시복시성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거행된 산토로 신부의 장례미사 강론에서 이같이 밝혔다.
산토로 신부는 지난 2월 5일 오후 흑해에 인접한 터키의 도시 트라브존에서 미사를 마치고 기도를 드리던 중 한 소년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올해 60세의 산토로 신부는 2000년부터 터키에서 선교사 활동을 해왔다.
그는 최근 터키 현지의 신자들과 함께 교황 베네딕토 16세에게 편지를 보내 교황이 터키를 방문해주기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교황청은 산토로 신부가 살해된 나흘 뒤인 9일 요아킨 나바로발스 교황청 대변인의 발표를 통해 교황이 오는 11월 터키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문은 터키 대통령의 공식 초청에 따른 것으로 11월 28∼30일 이뤄질 예정이다.
“하느님 영광 드러내려 노력”
-산토로 신부가 교황에게 보낸 편지-
교황 성하께,
흑해 연안, 터키의 한 도시 트라브존에 있는 저의 본당, 성모성당의 여성 신자들의 이름으로 성하께 편지를 드립니다. 저는 아드레아 산토로 신부로 이곳에서 지난 5년 동안 지내왔습니다. 이곳은 99%가 이슬람 신자이며, 가톨릭 신자들은 극히 적습니다. 성하께서는 제가 태어난 로마 교구의 주교이시며, 이곳이 대목구이기에 성하께서는 또한 이곳의 주교님이시기도 합니다. 다음의 편지는 이곳의 세 명의 여성 신자가 공동으로 전하는 편지의 내용입니다.
“저희를 위해, 가난한 이들을 위해, 온 세상의 비참한 이들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저희는 성하의 기도가 하느님께 직접 전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희는 매우 가난하고, 집도 일자리도 없습니다. 아무런 힘도 없습니다. 저희는 트라브존에서 살며,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어 새롭고 깨끗한 마음을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저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우리를 통해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도록 터키인들 가운데 모범적인 삶을 살아가려 합니다.
성하께서 트라브존에 오신다면 커다란 기쁨이 될 것입니다.”
저는 이 세 명과 함께 성하께서 이곳을 방문해주시기를 청합니다. 비록 작은 양떼이지만 저희는 세상의 소금, 누룩, 그리고 빛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짧은 일정이라도 성하께서 방문해주시면, 저희에게 큰 위로와 격려가 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신다면 불가능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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