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위해 바치는 기도 인간과 세상 일치시켜
양에 치중하기 보다 정성과 마음 다해야
[질문]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본당 신부님과 수녀님 영명축일에 영적선물로 봉헌한 기도들을 계속 미루고 있습니다. 수첩에 적어놓고, 볼 때마다 해야지 하면서 해를 넘기고 있습니다. 쌓여만 가는 영적선물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
가족친지나 특별한 관계에 있는 분들의 생일이나 특별한 기념일이 다가오면 축하하는 마음으로 물질적 선물이나 특별한 카드 안에 축복과 사랑의 마음을 적어 보냅니다.
이와 같이 가톨릭 신자들도 신앙 안에서 특별히 축하해주고 싶은 이들의 생일이나, 영명축일, 특별한 기념일이 다가오면 함께 축하하는 마음으로 영적선물을 주고 받습니다. 물론 영적선물은 보통 때에도 어떤 사람을 대상으로 바칠 수 있으나 특별한 지향을 두고 축하할 때는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와 함께 영적선물의 종류와 숫자를 기록하여 선물하기도 합니다.
영적선물로는 기도와 희생, 그리고 사랑의 실천 등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기도는 특별한 지향과 함께 생미사.연미사 봉헌, 미사참례, 묵주의 기도, 십자가의 길, 성체 조배, 화살기도, 특정한 기도문 등으로 바칩니다. 또한 기도와 함께 바치는 희생과 사랑의 실천은 받는 대상에게 주님의 은총과 신앙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영적선물이 됩니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숫자의 영적선물을 봉헌한다 해도 형식적으로 하거나 정성된 마음 없이 약속한 숫자에 집중해서 바친다면 봉헌하는 이들이나 받는 이에게 무거운 부담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영적선물은 양에 치중하기 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정성과 사랑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톨릭 신앙 안에서 영적선물을 주고 받는 아름다운 전통은 그리스도교 신자로서 하느님의 사랑과 축복을 서로에게 나누는 부활의 삶의 증거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예수그리스도는 하느님의 구원과 사랑의 표징을 그분의 삶의 희생과 수난과 죽음을 통한 부활의 모습으로 우리 안에서 활동하시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자녀들이 서로의 축복과 사랑을 위해 하느님의 영적인 풍요를 간구하는 것은 그리스도교의 자녀들만이 누릴 수 있는 신앙의 나눔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를 위해 마음으로 바치는 기도와 사랑은 하느님과 인간, 인간 상호와 세상을 일치시켜주는 그리스도의 교회가 될 것입니다.
또한 서로에게 하느님의 영적인 선물을 받도록 간구하는 이들의 마음과 신앙의 삶은 오히려 기도하는 자신이 하느님 안에서 은총의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음을 체험하게 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문크리스티나 수녀(포교성베네딕도수녀회 대구수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