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7월 25일 축일에 자동차 성대하게 축복
운전기사·여행자들 지켜주는 수호성인
[질문]
천주교 신자들의 차 안에 공통적으로 있는 상이 있는데 항상 아기 예수님을 어깨에 얹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그리스도 폴 성인이라고 하는데 성인록에 잘 나와 있지 않습니다. 왜 이 성인은 항상 예수님을 어깨에 모시고 있는지요? 그리고 왜 차량에 이 성인을 모시는 지 그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답]
그리스도 폴 성인은 전설 속에 전해 내려오는 성인입니다. 3세기경 팔레스티나에는 한 거인이 살고 있었는데 그는 힘이 대단한 장사였다고 합니다.
이 장사는 자기의 힘 때문인지 절대적인 권력자만을 섬기기를 원했다고 합니다. 그는 두려움이라고는 전혀 없는 주인을 찾으려고 오랫동안 방랑생활을 했는데 마귀를 만나게 되어 마귀를 섬기려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최고의 힘과 권력을 누리는 것 같은 그도 작은 십자가 앞에서는 벌벌 떠는 것을 보았을 때 이 거인은 다시 실망하였고 다시 방황을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한 은수자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 은수자의 요청으로 물살이 너무 세어서 다리를 놓을 수 없는 강에서 사람들을 업어 건네주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하루는 작은 소년을 어깨에 앉히고 강을 건너게 되었는데 세찬 강물을 헤치고 건너는 도중에 그 아이가 어찌나 무거웠던지 혼신의 힘을 다 하여 겨우 건너갔는데, 건너 편 강가에 다다랐을 때 소년은 그에게 “너는 하늘과 땅을 창조하신 분을 짊어졌었다. 그래서 너는 앞으로 그리스도 폴(그리스도를 나르는 자)이라 불려질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예수님 탄생하시고 250년경에 소아시아인지 시실리 섬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그리스도 폴은 순교를 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 내려오는 바에 의하면 그리스도 폴이 사람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수호자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화재나 굶주림 그리고 흑사병과 갑작스런 죽음으로부터 태풍과 벼락 그리고 우박의 피해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그에게 간청하였습니다.
여행자들이나 순례자들이 강을 건너거나 산이나 고갯길을 오를 때 어린 예수님을 등에 업고(어깨에 얹히고) 강을 건너는 그의 사랑의 봉사를 상기하면서 그의 보호를 간청하였습니다. 이러한 희망은 그의 역할을 초자연적 영역에까지 확대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 폴을 영원한 세계로 가는 동반자가 되게한 것입니다.
매년 7월 25일 그리스도 폴 축일에 로마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는 자동차를 성대하게 축복합니다. 그리스도 폴은 운전기사와 비행기 조종사들, 그리고 여행자들의 수호성인입니다.
김연준 신부(광주대교구)
기사입력일 : 2006-02-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