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도와준 지역민에 환원한 것 뿐”
"기업을 키워준 지역민들에게 그 이윤 일부를 돌려드리는 것 뿐입니다."
대주그룹 허재호(63) 회장은 2월 20일 목포시 산정동 옛 목포가톨릭병원 부지 9300평에 1500석 규모의 ‘미카엘성당을 지어 봉헌하겠다는 기증서를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에게 전달했다. 허회장이 기증서에 밝힌 건축 헌금은 무려 300억원. 허회장은 이 자금으로 대형 성당과 피정센터 등을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허회장은 “성당에 다니지는 않지만 우연히 알게 된 조영대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교수)와의 인간적인 만남이 10년이란 오랜 친분을 갖게 되면서 천주교에 깊은 호감을 갖게 되었고 성당을 지어 봉헌하고 싶었던 마음이 오늘 빛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허회장은 “그동안 외국여행을 하면서 예술적인 아름다움을 갖춘 유수한 성당들이 세계적인 순례지뿐만 아니라 관광명소로 사회·역사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이 부러웠다”며 “500년 이상 갈 수 있는 아름다운 성당을 지어, 지역사회에 기업의 이익을 환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룹 간부회의 석상에서도 항상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허회장은 “이전부터 회사 가톨릭신자들에게 500년 이상 갈 수 있는 성당건립을 추진해보라고 얘기도 했다”고 전했다.
허회장의 이런 뜻은 성당 예정부지인 옛 목포가톨릭병원 자리를 둘러보고 입지적 장점과 역사적인 면에서도 가톨릭의 유서 깊은 자리임을 확인한 후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를 만나 급속도로 이뤄졌다.
그가 최대주교를 만났을 때 “저는 종교가 없는 무신론자”라고 말했다가 “‘무신론자’가 아닌 ‘믿음이 없는 자’라고 말을 해야 옳다고 지적받은 적도 있다”며 “아직도 성당은 못 나가봤지만 죽기 3일전에 가톨릭신자가 됐으면 하는 희망은 가지고 있다”고 웃었다.
허회장은 “참된 진리가 있는 기념비적인 성당이 지어져 교회나 사회적인 차원에서 가치 있는 좋은 평을 받을 수 있는 아름다운 성당이 될 수 있도록 제 자신이 감독을 맡겠다”며 “성당 건립과 별개로 돈을 모아서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사람들도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도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데 더욱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가톨릭이 앞장서서 기부문화를 잘 선도해 나가면, 자신들의 것을 내놓은 사람들의 마음이 편하다는 것을 잘 알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전남 광양출신인 허회장은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대주종합건설을 설립한 뒤 건설을 비롯해 언론·조선·금융·시멘트·제지 등 13개 계열사를 가진 대주그룹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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