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공법은 전통대로
문양은 현대감각 살려
목공예를 통해 한국 전통의 미를 현대에 되살리는데 힘써온 고관당(古貫堂) 강인순(데레사·광주 금호동본당)씨가 30여년간의 전통목공예 작업을 아우르는 전시회를 갖는다.
급속한 현대화로 인해 사라져가는 전통문화 중 하나가 생활가구들이다. 강씨는 다양한 종류로 우리네 쓰임새를 충족시켰던 전통 가구들이 잊혀지는 현실이 안타까워 직접 목공예에 뛰어들었다. ‘옛 것을 꿰뚫어본다’는 뜻의 이름도 이러한 과정에서 품었다.
도안 한장 남지 않은 척박한 현실 속에서 강씨는 직접 옛가구를 뜯어보고 다시 맞추면서 스스로 전통기법을 터득했다. 50세가 훌쩍 넘은 늦깍이로 목공예에 빠졌지만 옛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 되살린 업적은 누구보다 크다. 그동안 선보인 작품 도안만도 300여종이 넘는다.
특히 그는 홈을 파 서로 맞물리도록 끼워맞추는 결구법 등 제작공법은 전통의 것과 한치도 다르지 않게 되살리고 있다. 그러나 크기와 문양 만큼은 현대적 감각에 맞춰 실용적인 멋을 더한다.
이번 전시회는 89세의 노구를 이끌고 어렵사리 준비했다. 목공예장으로서의 그의 열정과 솜씨를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부던히 노력해온 과정의 또다른 숨고르기가 될 듯하다.
강씨는 “강렬한 의지와 포부로 시작한 일이지만 나이와 건강 때문에 2, 3세에게 작업을 물려줄 때가 되었다”며 이번 전시회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전시작품은 옷장과 경대 등의 가구 80여점이다. 좋지 않은 건강에도 불구하고 작품 하나하나 손수 매무새까지 다졌다.
수백년된 느티나무 뿌리 부분에서 간혹 나오는 용목으로 제작된 옷장을 비롯해 정확한 면 분할과 비례가 인상적인 용목완자문상감이층장, 서류 등을 보관할 수 있는 꽃무늬갑게수리, 한국만이 간직한 숫대살 창살문양을 담은 숫대살쌍책장 등 고품격의 가구들이 전시된다. 문갑시리즈와 책상, 응접세트, 좌탁 등 현대인의 생활양식에 맞춰 실용적으로 제작한 가구들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전시회는 2월 23일부터 3월 7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02-730-5454)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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