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신앙생활 독립적이고 자율적
굳건한 믿음 희망으로 자신의 신앙을 지켜야
[질문]
미국 유학생입니다. 제가 있는 곳 가까이에는 한인성당이 없습니다. 대신 개신교 교회 신자들이 관심을 가져줘 유학생활의 외로움을 달래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들과 어울리고, 예배에까지 참여하고 있습니다. 성당에 가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친절을 베푼 이들에 대한 고마움 때문에 힘이 듭니다.
[답]
유학 생활을 하시는 교우시군요. 고국을 떠나 다른 나라의 문화권 속에서 유학생활을 잘 적응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으시겠지요? 그래서 길거리에서 한국사람의 모습을 보면 반갑고 한국사람이 모인 가정이나 모임을 찾게 되고 한국사람이 모인 성당이나 교회를 가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타국에서 한 민족과의 관계와 만남은 많은 위로와 친밀한 친교를 맺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가톨릭신자로서 성당에 가야하는 것을 알지만 자신에게 친절과 여러 가지 도움을 주고 있는 이들에 대한 고마움 때문에 그들의 권유에 따라 다른 종파의 교회에 나가게 된다는 것이지요. 물론 인근에 한인성당도 없고 서먹하게만 느껴지는 외국성당은 가기가 싫어서 같은 하느님과 그리스도를 믿는 한인 개신교 교회에 가서 하느님께 예배드리는 것이라고 합리화 하지만 내적으로 많은 갈등을 느끼게 되겠지요.
요즘은 세계 어디를 가나 한인성당이나 가톨릭성당에 갈 수 있지만 초창기 해외교포 신자들은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하기가 어려웠다고 합니다. 다행이 인근에 가톨릭성당이 있으면 기쁘고 반가운 마음으로 외국어 미사를 봉헌하지만 마음 깊숙한 곳에는 모국어로 한국사람과 함께 자유롭게 미사를 드리고 싶은 마음들이 모여서 한인성당이 생기게 됐다고 합니다. 지금도 주일미사를 드리기 위해서 몇 시간을 운전해서 한인성당을 찾는 신자들의 열심한 신앙과 열성을 접하게 되면 감동스럽기만 합니다.
이와같이 어떠한 환경의 조건에 있다해도 인간관계와 자신의 신앙생활은 서로 독립적이고 자율적이 되어야하며 자신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는 열성을 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좀더 열성과 정성을 다해 가톨릭신앙 안에서 체험되는 하느님의 구원과 사랑의 은총의 미사전례에 참례하고 기도생활을 해야겠습니다.
진정한 신앙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익관계 때문에 신앙을 선택해서도 안되고 열악한 환경에 때문에 좌절되어서도 안되겠지요. 오히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삶을 인도하시는 하느님에 대한 굳건한 믿음과 희망으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그리스도를 전파하는 세상의 빛이 되리라 믿습니다.
문크리스티나 수녀(포교성베네딕도수녀회대구수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