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추기경 서임 후 1주일 이모저모
22일 서임된 정진석 추기경은 24일 부산교구 황철수 보좌주교 서품식 참가에 이어 26일 명동주교좌성당에서 교구민들과 함께 추기경으로서 첫 미사를 봉헌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교회인사들뿐아니라 정관계 인사들과의 잇달은 만남, 언론사와의 인터뷰 등도 추기경의 중요 일과 중 하나가 됐다. 많은 신자들은 “이러다 우리 추기경님 병나시게 됐다”고 큰 걱정이다.
⊙…“굉장히 부담스러워요.” 25일 서울평협 제16대 임원진 출범미사에서의 정추기경 강론중 한마디. 무슨 이유로 이런 말을 했을까? 사연인즉 많은 신문과 방송에서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일거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어른으로 자신을 기사화 시키는 바람에, 그래서 마음의 짐이 되고 있다고 한다. “노력할따름인데,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신자들이 생활속에서 그리스도 정신을 발휘하면 여러 사회문제들은 자동적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결론.
정추기경은 이날 서울평협 고문들과 회장단, 자문위원, 분과위원, 상임위원 등 총 118명에게 일일이 인준증과 위촉장, 임명장을 수여하고 악수로 격려하는 등 평협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서울평협 미사는 가톨릭회관 7층, 통합사목연구소 첫 연구발표회는 3층에서 각각 진행됐는데, 정추기경은 서울평협 행사를 마치고 바로 3층으로 이동, 연구발표회 참가자들을 격려하는 다정함을 보이기도.
각계 축하전화·방문 잇달아
⊙…25일 오전 서울대교구 지구장 신부 15명 예방에 이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만남, 잇달아 김대중(토마스 모어) 전 대통령으로부터 축하 전화를 받은 정추기경. “축하한다”는 김 전대통령의 말에 “토마스 모어 세례명 축일때마다 기도드리고 있다”고 화답. 전화를 끊은 후 “연세 많으신 분이 직접 전화를 주셔서 너무 감격스럽다”며 기쁜 표정을 짓기도. 이회창(울라프) 전 총재는 정추기경에게 “나라 전체가 축하분위기로 술렁이고 있다”고 전한 뒤 “북한인권문제에 대해서도 좋은 말씀해 주시길”요청했다. 추기경은 이에대해 “하느님만이 사람 마음을 열수 있다”며 “하느님이 도움으로, 남북이 마음을 열고 대화하면 모든 문제가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27일 정동영(다윗) 열린우리당 의장의 예방을 받은 추기경은 “평균적인 한국인 모습이 있듯이, 평균적인 국민 의견을 모아 여기에 맞는 정책들이 입안이 되면 정쟁이 사라질 것”이라며 ‘상생 정치’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추기경은 이 자리에서 파주 통일동산에 짓고 있는 ‘속죄와 참회를 위한 성당’을 언급하며, “남북 화해를 위해선 먼저 속죄와 보속이라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기도.
추기경 서임축가 선보여
⊙…‘8천만 겨레의 기쁨이어라/5백만 형제자매 영광이어라/십자가에 주님 흘리신 성혈과 같이/이 땅에 순교선열들 쏟으신 피같이(1절)/복음의 밝은 빛 북녘 가득히/정의와 평화를 세상 가득히/이 시대의 우리 소명을 이루시고자/앞서가신 우리 목자여 좋으신 목자여(2절)/(후렴~) 붉은 색의 당신 옷은 사랑의 성사이어라/모든 이에 모든 것 되는 사랑의 성사이어라.’
26일 서임 감사미사에서 선보인 ‘추기경 서임 축가’. 가톨릭대 교회음악원 원장 백남용 신부가 작사·작곡했다. 백신부와 추기경과는 인연이 깊다. 추기경이 사제품을 받은 후 성신고등학교 1학년 담임으로 부임했을 때 그 반 학생 중에 백남용 신부가 있었다. 다시말해 백남용 신부는 추기경의 첫 번째 제자. 축가에는 추기경 서임이 신자들의 영광이요, 우리 민족의 기쁨이라는 사실이 잘 드러나 있다. 백신부는 “북한선교와 아시아 복음화를 비롯해 이 시대 우리의 소명을 이끌어 갈 추기경님에 대한 사랑을 담아 봤다”고 전한다.
⊙…△만 8세 첫 영성체 때 종현성당(현 명동성당) 앞에서 찍은 사진 △1999년 교황 요한바오로 2세를 접견하는 모습 등 다양한 추기경 사진들이 명동성당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전시장소는 명동성당 들머리 벽쪽.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로 사진 속 추기경 모습을 찍어가고 있다. 어떤 사람은 사진과 나란히 서 기념촬영. 조금은 허술한 추기경 사진전(?)이 때아닌 인기를 끌고 있다. 명동본당 신자인 조명자(아다나시아)씨는 “참 좋은 아이디어에요. 그냥 지나가던 비신자들도 와서 보고 가네요”라며 천주교회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표정.
한국 주교단과 기쁨 나눠
⊙…추기경 임명 후 주교단과 첫 만남은 2월24일 부산교구 황철수 주교 서품식에서 이뤄졌다. 정추기경은 이날 주교단과 함께 황주교 서품식을 공동집전, 새 주교 탄생의 기쁨을 함께했다.
⊙…27일 오후 3시. 명동성당 별관은 기자회견실로 변했다. 서울대교구 허영엽 홍보실장 신부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는 서울대교구 염수정 주교와 김운회 주교, 조규만 주교, 곽성민 사무처장 신부가 배석했다. 추기경은 이 자리에서 북한선교와 여러 가지 사회현안 문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심도깊은 답변으로 응대. 특히 “김수환 추기경과의 역할분담은 어떻게 되느냐?”라는 질문에 “37년간이나 추기경 소임을 수행하신 김추기경님은 저의 스승이요, 대선배님이며 큰 형님”이라고 자신을 낮추기도. 또 교황의 북한 방문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는 “한국 국적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으니까, 상주하는 신부를 한사람 파견하고자 여러번에 걸쳐 북에 제의했으나, ‘아직 때가 아니다’라는 말만 수차례에 걸쳐 들었다”고 전했다.
사진설명(시계방향으로)
▶정추기경이 서임 감사미사에 참례한 신자들을 축복하고 있다.
▶추기경 서임미사 참례자들이 정추기경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정추기경이 축하 꽃다발을 받고 화동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추기경이 명동성당 마당에서 만난 어린이들을 축복하고 있다.
▶정추기경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예방을 받고 악수를 하고 있다.
▶정추기경이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예방을 받고 악수를 하고 있다.
▶정추기경과 서울 평협 임원단들이 축하 건배를 하며 추기경 서임을 축하하고 있다.
▶명동을 오가는 사람들이 명동성당에 전시된 정추기경의 사진을 보고 있다.
▶정추기경이 황철수 주교 서품식에서 황주교 부모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정추기경이 서임 감사미사에 참례한 신자들과 일일히 악수를 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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