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적·수동적 미사참례 마음이 분심으로 가득차
정성된 마음으로 임할 때 풍성한 성사의 은혜 받아
[질문]
주일미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뒤에서 계속 무언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 미사에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뒤를 돌아봤더니, 어느 할머니께서 묵주기도를 하고 계셨습니다. 강론말씀중이라고 해도, 미사 중에 묵주기도를 하는 행위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요.
[답]
열심하신 할머니께서 이해하기 좋고 마음에 와닿는 기도가 아마도 묵주기도였나 봅니다.사실 성서를 보면 예수님께서도 언제, 어디서나 기도하셨습니다.
성전으로 가셔서 유다인의 공식적인 예배에도 참여하셨고 몰려든 많은 군중들에게 하느님나라에 관한 복음전파와 병자들을 치유하시느라 바쁘실 때는 따로 조용한 시간을 내시어 기도하셨지요. 그러나 예수님께서 성전의 공식예배 중에 개인기도나 신심기도를 하시지는 않으셨겠지요.
물론 묵주기도를 개인으로 바치거나 전례중에 공동으로 바칠 수 있으나 미사중에 묵주기도를 한다면 미사의 고유한 의미와 미사전례 안에서 이루어지는 하느님의 풍성한 성사의 은혜를 누리지 못하게 되겠지요. 그렇다면 어떠한 마음의 자세를 가지고 미사에 참여해야 할까요?
미사는 가톨릭 신자들의 그리스도교적 신앙생활의 중심이며 원동력이 됩니다. 미사는 교회공동체 신자들이 성체성사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께 드리는 속죄의 제사이며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 먹고 피를 받아 마심으로써 주님과 일체가 되는 사랑의 친교와 나눔이 이루어지는 성찬의 제사입니다.
그러므로 미사성제는 주례자와 봉사자들, 신자들이 함께 거행하는 공동체 정신과 행위로서 이루어져야 합니다.(전례헌장26항 참조)
의무적으로나 수동적으로 미사참례를 하다보면 마음은 분심으로 가득 차 있고 미사경문을 자동적으로 중얼 거리다가 언제 미사가 끝났는지 사제의 파견의 말씀에 놀라 제정신이 돌아올 때가 있지요.
미사에 참례하는 이들은 전례 예식이 뜻하는 의미를 이해하고 되새기면서 정성된 마음과 깊은 신앙심을 가지고 능동적인 자세로 미사에 참여해야 합니다.(전례헌장 14, 18, 19, 48 참조)
이렇게 능동적이고 경건한 자세로 미사성제에 참여할 때 인간이 하느님께 제물을 봉헌하고 하느님의 높으신 권능에 감사와 복종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공적 경신예배가 될 것입니다.
교회 전례의 집전은 순전히 겉으로 드러나는 형식을 넘어서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그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을 선포하고 하느님 나라를 증거하는 하느님의 자녀들의 예배가 되어야겠습니다.
문크리스티나 수녀(포교성베네딕도수녀회대구수녀원)
기사입력일 : 2006-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