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글씨는 삶 정화하는 좋은 도구”
31일부터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성경구절 등 70여점 작품 선보여
“서예는 쓰는 글의 내용과 나의 삶이 일치되기를 바라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고의 과정입니다.”
현운(玄韻) 이윤하 신부(인천 간석4동본당 주임)가 서예가로서 대중과 만나는 첫 전시회를 마련하며 서예에 대해 풀어놨다.
“좋은 글을 옮겨쓰면서 작가의 삶이 거기에 미치지 못할 때 고뇌할 수밖에 없다”는 이신부는 “서예가의 길은 성직자가 걷는 구도의 길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한다.
이신부는 20년 전 처음 붓을 들었다. 무채색의 단순한 문자를 예술작품으로 형상화하는 과정은 그의 손에서 붓을 놓지 않게 하는 큰 매력이었다.
그러나 단지 오래 쓴다고 ‘작품’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이신부의 설명. 그는 예전에도 지금도 늘 공부하는 학생의 자세를 유지한다. 특히 그의 호 ‘현운’이 품은 의미처럼 ‘하늘의 소리’를 널리 전하는 데 힘쓰고 있다.
3월 31일~4월 6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선보이는 서예전은 그의 첫 개인전이다. 그가 사사한 강포 김상용(스테파노) 선생의 권유로 여는 전시회다.
이신부는 “스스로도 신랄하게 평가받는 과정을 거쳐야 더 성숙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작품전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서예를 시작할 때 ‘사제는 글씨를 못쓸 자격이 없습니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글씨에는 작가의 성격과 인품, 예술관과 사상, 건강상태까지 솔직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글씨를 쓸 때는 사제로서의 모습부터 반성하게 됩니다.”
이신부는 이번 개인전에서 7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의 1/3 이상이 성경구절이다. 일반인들이 서예를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친숙한 명언들도 선별했다.
작품 형태도 다양하다. 한글과 한자는 물론 글씨체도 편식하지 않고 늘 골고루 공부한 과정이 묻어난다.
“디지털 매체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도 서예는 삶을 정화하는 좋은 도구가 될 듯 합니다.”
더욱 많은 이들이 붓끝에서 하느님을 발견하는데 동참하길 바라는 이신부의 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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