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전통 이미지, 우리시대에 적용
4월11일까지 인사아트센터
작품 속에 복음 메시지 담아
금분·유성물감 등 재료사용
강렬한 색채로 이미지 강조
“보여지는 ‘이미지’는 매우 강렬한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종교적 메시지를 ‘이미지’를 통해 알아들으려고 끊임없이 시도합니다.”
디지털 시대의 현대미술은 종교와 담을 쌓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여전히 종교적 이미지를 찾고 있다. 이는 ‘그리스도교 미술’의 존재를 밝히는 가치의 하나이다.
조광호 신부(인천가톨릭대 종교미술학부 학부장)는 디지털 시대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종교적 이미지는 과거 어느 시대보다 더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조신부는 “종교적 이미지가 신앙 내용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점을 감안할 때 종교적 상징과 그 이미지에 대한 연구와 반성을 끌어가지 않는다면 새 시대 선교를 위한 쇄신과 적응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낯선, 자칫 아무런 감흥과 신앙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옛 서구의 작품들이 넘쳐난다. 문화적 배경이 다른 수세기전 작품들을 일상에서 그대로 사용할 때 살아숨쉬는 역사성을 지닌 그리스도교적 메시지가 변질될 수도 있다.
바티칸 공의회에서는 이러한 위험을 막기 위해 ‘눈으로 볼 수 없는 하느님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이미지로 표현할 수 있는 신학적 근거’(제2차 니케아공의회)에서 나아가 ‘시대와 민족, 문화에 따라 어떠한 양식으로든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과 기회를 제공해야한다’고 밝혔다.
조신부는 20여년 전부터 현대인의 감성과 신앙 내용에 걸맞는 새로운 ‘그리스도교 미술’을 탐색해온 작가다.
그는 “오늘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성화는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까”라는 화두를 앞세우고 유리화, 벽화, 판화, 이콘화, 조각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표현의 폭을 넓혀왔다. 그것은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창조적인 것을 연구.제시하는 과정이었다.
특히 조신부는 오늘날 지구촌 어디에서나 보편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현대 그리스도교 미술’의 가능성을 찾고 있다. 그러한 과도기적 작업들은 3월 29일~4월 11일 서울 인사아트센터(02-736-1020)에서 열리는 ‘현대 그리스도교 미술 모색전’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가 이번에 제시한 방법은 기존의 위대한 종교화 전통에서 주어진 ‘주제와 제작방법’을 섭렵해 새롭게 해석해내는 것이다. 그렇다고 ‘현대적’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따라오는 ‘파격적’인 것은 아니다. 내용은 서방교회의 전통적 이미지를 차용해 우리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이미지로 변형시켰다. 기법은 동방교회의 이콘화에서 가져왔다. 성경내용을 주제로 한 다소 친근한 장면들이 금분과 유성물감의 강렬한 색채로 표현됐다. 새로운 토착화를 위해 고전의 재해석 작업은 반드시 거쳐야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으로 시도한 작업들이다.
“내용과 형식이 어떠하든 예술작품으로 성공하고 이시대의 ‘복음적 메시지’가 드러나는 작품을 현대 그리스도교 미술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연구하고 새롭게 시도하는 작품들이 나중에는 우리 교회 안에서 낯익고 발전된 모습으로 자리매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사진설명
조광호 신부는 세계 어디서나 보편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현대 그리스도교 미술’의 가능성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펼치고 있다.
작품-성사(The Sacrament)/80×80cm/유성물감과 금분.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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