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의 제호 디자인은 그 신문의 얼굴입니다. 가톨릭 신앙인들이 가톨릭신문을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날 때 가장 먼저 눈길을 던지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외형 개념을 넘어 제호는 또 가톨릭신문이 추구하는 가치를 시각적 형태로 응축합니다. 가톨릭신문이 이번에 새로운 제호 디자인을 내놓은 것은 “새로운 신문을 선보이겠다”는 각오의 표현이자 약속입니다. 시대적 감각에 맞는 새로운 제호가 ‘가톨릭 고급 정론지’의 현실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기도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제호
80년 가톨릭신문 전통의 무게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살렸다. 시대적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면서도, 튀지 않는 디자인이라는 평가. 각 글자위에 꼬리를 달아 앞으로 전진하는 진취적 의지를 담았다.
가톨릭 특유의 포용성의 정신도 곳곳에 배어 있다. ‘톨’ 자의 초성‘ㅌ’과 받침‘ㄹ’ ‘릭’ 자의 초성‘ㄹ’과 받침‘ㄱ’등 획을 둥글게 다듬어 포용성과 부드러움을 표현했다.
■ 심벌
‘원’(圓) 형태는 복음을 전해야 하는 세상 만방(마태 24, 14 참조)을 의미한다. 하단에 가톨릭신문이 창간된 1927년을 삽입, 신문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강조했다. 비둘기는 노아가 방주에서 내보냈을 때, 싱싱한 올리브 잎을 물고 온 그 비둘기다(창세 8, 11). 또 성령께서 사도들에게 내려올 때 모습을 빌린 그 비둘기다(루카 3, 22; 요한 1, 32). 또 복음의 전령을 의미한다. 실제 비상하는 비둘기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서 형상화했다. 비둘기 배경의 빗살무늬는 진취적인 신문이 되겠다는 다짐을 담고 있다. 또 날카로운 분석과 앞을 내다보는 혜안을 담는 신문을 상징한다.
■ 80주년 엠블렘
시각성을 가장 염두에 뒀다. 붉은색을 사용한 것도, 80 숫자의 상하를 끊은 것도 시각성을 위한 것. 80주년 이라는 숫자 자체가 주는 의미가 큰 만큼 상징성을 배제했다. 앞으로 80주년과 관련한 신문 기획기사나, 각종 행사, 세미나 등에 사용될 예정.
“가톨릭 이미지에 현대적 감각 더해”
■새 제호·심벌 도안한 문수근 교수
“80년 역사를 지닌 가톨릭신문의 중량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유지해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힘겨운 작업이었습니다.”
최근 가톨릭신문 제호와 심벌, 80주년 상징 도안 작업을 마친 문수근(파비아노.서울산업대 시각디자인 학과) 교수는 무거운 짐을 덜었다는 표정이다.
2002년 대한민국 산업디자인전 초대작가상을 수상하는 등 산업 디자인 분야에서는 누구 못지 않는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교회 일은 처음이어서 일반 디자인 작업보다 몇 배나 더 힘들었다”는 것.
‘기도 중에’디자인 작업을 했다는 문 교수는 “‘냄새’에 가장 주력했다”고 말했다.
“가톨릭적 냄새가 물씬 배어나는 제호와 심벌, 엠블렘을 구상해야 했습니다. 동시에 현대적 감각을 잃지 않는 조형성도 고려해야 했습니다.”
문 교수는 “동시에 거창한 철학이나 담론은 가급적 배제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나 홀로 디자인’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나만의 정신을 담으면서도 독자들이 또 소비자들이 만족하는 디자인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확’ 다른 얼굴도 중요했지만, 거부 반응이 없어야 하는 점을 고민했다는 것이다. 예술은 작가 자신만 좋아하면 되지만 디자인은 소비자들로부터 평가받는 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앞으로 한국적 요소를 살리면서도 동시에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습니다.”
본당에서 환경분과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문 교수는 가톨릭신문에 대한 기대로 인터뷰를 마쳤다.
“디자인은 시대를 반영합니다. 가톨릭신문이 현대적 감각에 맞게 달라진 제호와 심벌처럼 시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진정한 가톨릭 언론으로 성장하길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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