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 ‘열심함’ ‘친교’의 표지 반지를 받다
24일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 서임식 후 교황청내 베네딕토홀에서는 새 추기경 예방시간이 마련됐다. 새 추기경이 배출된 각국의 순례단은 거룩하고 장엄한 예식을 통해 서임된 새 추기경들과 끊임없이 축하의 인사를 나눴으며, 경축의 인사는 다음날인 25일 역시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 축하미사로 이어졌다.
【로마 장병일·이승환 기자】
서임식 동안 맑게 갠 하늘
⊙…성 베드로 광장에서 펼쳐진 서임식. 전날부터 흐린 날씨로 비가 오지 않을까 걱정을 하던 순례단원들은 서임식 동안 맑게 갠 날씨를 보면서, “주님께서 새 추기경님을 정말 사랑하시는가 보다”라며 즐거운 표정.
한국 순례단이 베드로 광장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8시. 10시30분에 시작되는 예식이었지만 조금이라도 더 교황과 정추기경에 가까이 있는 자리를 잡기 위해 잠까지 설쳤다.
한복으로 곱게 차려입은 한국 순례단은 외국 언론사들의 주요 관심사. 이들은 태극기나 손을 흔들어 달라며 한국 순례단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북한교회도 추기경 탄생”
⊙…“우리 추기경님 꽃밭에 계시네.” 서임식 후 교황청 베네딕토 홀에서 진행된 새 추기경 예방 시간, 정추기경 곁을 떠날 줄 모르는 한국순례단원들은 덕담에 안수까지 받은 뒤에야 아주 약간(?) 뒤로 물러섰다.
이날 서임식 등 모든 일정을 함께 한 한홍순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협의회 회장은 “정추기경님은 평양교구장도 함께 맡고 계시기에, 북한교회에도 한 분의 추기경이 새롭게 탄생한 것”이라며 “민족화해를 위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말했다.
화동들로 추기경 장식
⊙…새 추기경 예방장소인 베네딕토홀의 하이라이트는 꽃을 든 로마한인본당 7명의 화동들. 이들의 임무는 ‘정추기경을 아름답게 장식하기’.
이들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 사진 도우미로 활용하자는 의견에 따라 정추기경 곁에 한동안 머물러 있게 한 것. 이들을 앵글에 담으려는 경쟁이 베네딕토홀을 뜨겁게 달궜다.
순례단원 강한영(요셉.69.인천 용현5동본당)씨는 “정추기경님이 하느님과 그리스도의 충실한 사랑의 증인이 되길 소망한다”며 “많은 일을 하셔야 하는 추기경님을 위해 항상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순(세실리아.서울 개포동본당)씨는 “나라와 사회를 반듯하게 만들어 달라”고 추기경에게 요청했다.
순백의 엄숙함 가득
⊙…3월 25일. 전날 흐렸던 날씨는 화창한 날씨로 완전히 변모한 가운데 축하미사가 거행됐다. 한 무리의 비둘기떼가 베드로 광장을 가로 질러 날았다.
진홍색 수단과 장백의 위에 흰색 제의(祭衣)를 차려 입고, 전날 받은 진홍색 주케토와 그 위에 주교관을 쓰고 입당하고 있는 추기경들. 그 때문인지 성 베드로 광장은 순교와 순백의 엄숙한 분위기가 가득 했다.
친교의 표지인 반지
⊙…교황은 추기경들에게 반지를 끼워주기에 앞서 “이 반지는 교회가 하느님의 거룩한 신부임을 상징한다”며 “이는 마리아가 ‘주님 여기 있습니다’라고 대답한 것처럼 거룩한 교회에 불리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반지를 받으십시오. 이는 품위의 표지이며, 사목자로서의 열심함의 표지이고, 또한 베드로좌와의 더욱 굳건한 친교의 표지입니다. 베드로의 손에서 반지를 받으십시오. 그리고 사도들 중에서 첫째였던 베드로의 사랑으로 교회를 더 사랑하십시오.”
사진설명
▶정추기경(앞에서 다섯번째)을 비롯한 15명의 새 추기경들이 3월 24일 서임식을 위해 성 베드로 광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정추기경의 이름을 호명하자 태극기를 들고 환호하는 가톨릭신문투어 성지순례단원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정추기경에게 추기경모(비레타)를 씌워주고 있다.
▶정추기경이 오른손에 추기경 반지를 낀 채 두 손을 모아 미소짓고 있다.
▶새 추기경 예방 행사에 참석한 로마 한인본당 화동들. 화동들은 새 추기경 예방 행사 두시간 내내 정추기경과 함께 했다.
▶서임식 후 정추기경이 서임식장을 내려와 주교황청 성염대사, 한홍순 한국평협 회장 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정추기경이 3월 24일 서임식을 마친 뒤 동료 추기경의 축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