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진 형제에 대한 비판과 갈등 없애고 서로 대화·협조해야
[질문]
개신교 계열 사립 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입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예배 등 종교시간이 다른 교계학교에 비해서 엄격하게 이뤄집니다. 듣기 싫고, 참석하기 싫어도 어쩔 수가 없이 참석하고 있는데, 점점 더 학교에 나가기 싫어지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답]
가톨릭신자로서 특정한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학교에서 행해지는 예배나 종교시간의 교리적인 견해 차이에 당황하거나 부담스러운 마음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종교적인 적대감과 불일치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요?
물론 교회의 분열은 종교적 신앙의 요인 뿐만 아니라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불합리적인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되겠지만, 무엇보다도 다른 종교와 문화에 대한 불신적인 판단과 거부가 종교에 대한 편협적이고 과장된 우월감으로 그리스도의 복음 전파를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비그리스도교와 갈라진 그리스도 형제에 대한 비판과 거부감에 대한 갈등을 해결하고 가톨릭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정신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의 관점에서 우리의 시각을 바꾸어 나가는 것이 우선이겠지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는 비그리스도교에 관한 선언에서 모든 인간이 구원 문제에서 제외될 수 없다는 적극적인 입장을 밝힙니다. 가톨릭교회는 타종교에서 발견되는 옳고 성스러운 것은 아무것도 배척하지 않으며 그들의 문화생활과 윤리적 행동 양식 뿐만 아니라 교리도 거짓 없는 존경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것이 비록 가톨릭에서 주장하고 가르치는 것과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하더라도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 진리이신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교회는 다른 종교의 신봉자들과 더불어 지혜와 사랑으로 서로 대화하고 협조하면서 그리스도적 신앙과 생활을 증거하도록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권하고 있습니다.(비그리스도교에 관한 선언 2항 참조)
갈라진 그리스도교와 가톨릭교회에서는 시대의 요청에 따라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도 삼위일체의 하느님을 믿고 같은 그리스도가 구원자임을 고백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서로 분열돼 한 형제로서 하느님께 부끄러움과 아픔의 상처를 간직하는 한계를 갖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를 위한 관용과 진리를 나누려는 마음으로 개신교 학교에서의 예배와 종교시간에 참석한다면 가톨릭 신앙의 근본적인 믿음은 서로간에 더욱 더 깊고 넓게 확장되어 지켜나갈 수 있으며 그리스도의 사랑은 갈라지고 분열된 세상의 상처를 치유하는 하느님의 복음의 전파로 빛나게 되리라 믿습니다.
문크리스티나 수녀(포교성베네딕도수녀회 대구수녀원)
기사입력일 : 2006-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