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내 도박, 오락과 친교 기능 넘어서”
“성당 사랑방을 ‘고돌이방’으로까지 부르는 우리의 현실 속에 문제가 녹아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행산업 규제와 개선을 위한 전국 네트워크’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이우갑 신부(원주교구 고한본당 주임)는 교회 안에서부터 도박문화를 털어냈으면 하는 바람을 털어놓았다. 이신부가 그렇게 주장하는 까닭은 의외로 간단하다.
“교회 곳곳에서 행해지는 도박 가운데 상당수가 이미 오락과 친교의 기능을 넘어섰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교’라는 말로 도박을 포장하는 것은 불의에 눈을 감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도박도 교회의 사목 영역
이신부가 사제로서 사행산업 규제를 외치고 나선 것은 지난 2001년 지금의 고한본당으로 부임하고 나서부터였다. 성당 인근에 들어선 카지노장 때문에 광산에서 30년 넘게 모아온 돈을 하루아침에 잃고 노숙자로 전락하거나 평생 운영해온 식당까지 팔아 도박으로 탕진하고 가족마저 해체되는 신자가정들 앞에서 손을 놓고만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북 고한지역에만 노숙자가 700여명에 이르고 전당포가 100곳이 넘게 성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도박산업의 문제점을 성토하는 이신부의 눈빛에는 힘이 실려갔다.
“산업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도박으로는 우리 삶을 살찌게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나서서 허황된 꿈을 심어주고 많은 사람들을 정신적 도덕적 황무지로 내몰고 있습니다.”
도박의 폐해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봐온 터여서 이신부는 최소한 도박산업을 총량적으로 규제하고 철저한 감독을 통해 건전한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도박산업과 관련한 법안도 제출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는 교회의 몫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도박 등 각종 중독 문제를 교회의 중요한 사목 영역으로 삼아야 합니다. 교회가 나서 땀 흘린 대가로 사는 게 선하고 아름다운 삶이라는 인식을 심어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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