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신부전증…자식도
가진 재산 모두 남편 치료비로
아들마저 신부전증…생계막막
세상에는 이런 사연도 있다.
“여보. 나 혼자 두고 가면 어떻게 하라구요. 여보 나 어떻게 해요…”
이강순(마르타.43)씨가 간절한 기도를 드린다. 산에 올랐다가 추락 사고를 당한 남편은 전신마비가 됐다. 그렇게 3년을 버텨줬다. 그리고는 지난해 7월, 엄청난 빚을 아내에게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남편 치료비 때문에 살던 집을 팔아 전세에서 월세로, 그리고 다시 임대아파트로 흘러 들었다. 그러나 이씨는 좌절하지 않았다. ‘누구나 살다보면 어려운 일을 당하기 마련’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리고 ‘살아보겠다’며 식당일에서부터 전단지 돌리는 일까지 하지 않는 일 없이 뛰어다녔다.
그런데…. 전단지를 돌리다 길거리에서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간 그 날(지난해 11월), 의사는 ‘만성 신부전증’이라고 했다. 그리고 신장을 이식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후 일주일에 여러 번 병원에 가서 투석을 받는 고통스런 삶이 시작됐다. 일을 도저히 할 수 없었다. 살림이 점점 더 쪼그라 들었다. 툭하면 병원에 실려가 몇 백만원씩 까먹고 나오는 탓에 빚은 감당할 수 없을 지경으로 불어났다.
무엇보다 당장 하루하루 먹고 사는 일이 급했다. 그래서 남편 병원비를 도와 준, 친척과 친구들을 또다시 찾아 다녔다. 하지만 이번에는 쉽지 않았다. 그동안 빌린 돈도 갚지 못한 상태에서 선뜻 또다시 돈을 빌려 주겠다고 나설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하나 둘 이씨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도 연락을 끊었다.
“저는 이제 세상에서 혼자입니다.”
그러나 시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던 맏아들이 엄마와 같은 만성 신부전증 판정을 받은 것. 수년 전 부터 몸이 좋지 않다고 하는 데도, 돈이 없어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않은 탓이었다.
“내 몸의 고통이야 버티면 됩니다. 그런데 아들의 고통 만큼은…” 어머니는 더 이상 말을 더 잇지 못했다. 그리고 돌연 자리에서 일어서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다. 등 뒤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어머니는 울고 있었다.
※도움 주실 분 우리은행 702-04-107874 (주)가톨릭신문사
기사입력일 : 2006-04-23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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