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사목 예산 대부분 주일학교에
본당에서 ‘위치와 역할’ 뚜렷하지 않아
취업 결혼 등 자기문제 빠져 신앙 소홀
한국 교회의 오늘과 미래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청년’이 그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청년들의 교회 이탈 현상과 신앙, 활동의 저조함은 교회 내 젊은이 사목에 관한 한계와 노력이 부실함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총 11회의 청소년 사목 진단을 마치고 청년 사목 진단을 시작한다.
청년 관련 사목자들과 전문가, 현장의 소리 등을 통해 향후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청년 사목에 관해 진단할 것이다.
한국교회가 정의하는 청년의 연령대는 19~35세다. 본당에서 이들 연령대의 위치와 역할은 막연하다. 본당 내 주요현안은 기성세대가 맡고 있기 때문에 본당 운영은 어른 사목이 주사목이다. 청소년 사목 역시 주일학교라는 기구로 인해 기성세대의 관심 사정거리 안에 놓인다.
청년은 이와 다르다. 주일학교를 거친 그들은 어디에도 속할 수 없다. 그들을 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청년 단체 가입 후 활동하는 것도 수월치 않다. 막대한 본당 운영비 중 청년에게 할애된 예산 역시 턱없이 미약하기 때문이다. 실제 수원교구 ‘시노두스 3차 본회의안’에 따르면 대다수의 본당이 10~20%의 예산을 젊은이 사목에 투자하고 있지만 예산 대부분이 주일학교에 책정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청년들은 자연스레 성당을 멀리하게 된다. 인천교구 시노드 문서에 따르면 1999년 교회 내 청년신자의 비율은 전체신자의 25%에 이른다. 그러나 인천교구 내 단체 활동 청년의 비율은 8%에 머물고 있다.
1970~80년대 교회 대내외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던 대학생회와 청년회의 최근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또 서울대교구 시노드 문서에는 교구내 52개의 대학교와 60만여 명의 대학생에 대해 단지 3~4명의 전담사제가 담당하고 있는 것을 방치와 다름없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교회가 안고 있는 청년문제가 청년 활동 수의 부족 뿐만이 아닌 전담 지도 신부의 부재, 교육 프로그램 부족 등 외부적인 요소에 상당히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청년기는 취업이나 결혼 등 자신의 인생의 중차대한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므로 그들은 당연히 자신의 문제에 골몰하게 된다. 즉 신앙생활을 등한시 하는 결과를 낳는다.
지난달 주교회의 한국사목연구소가 3월 30일 오후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복음과 청년’을 주제로 개최한 간담회는 이러한 현실을 확인한 자리였다.
이날 참석한 청년 사목 담당자들은 복음 중심의 청년사목을 어떻게 활성화시키고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 논의했다. 결론은 사목자의 결단과 그에 상응하는 교회의 투자로 귀결됐다.
교회는 지속적으로 청년들에게 교회에서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교회 안에 현존하는 그리스도와 그들이 바라고 원하는 현재 청년기의 삶을 맞닿을 수 있게 해야한다.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 교회는 동반자적 정신에 입각해 청년들을 바라보고 다양한 노력을 경주해 그들의 발길을 돌려야 한다.
청소년과 함께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