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축제 참가한 후 연출가로서 꿈 가져”
“저 도착했는데 어디서 뵈야 하나요?” “OO문고 앞에서 기다리세요. 제가 곧 나갈께요.” 휴~ 겨우 만나게 됐다. 회사, 학교, 성당을 넘나드는 그의 일상에 기자가 끼어들 자리가 없었다. 지난 4월 13일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그의 직장을 찾아가 겨우 만날 수 있었다.
이성우(시몬.25.서울 가락동본당)씨. 그는 현재 (주)온미디어에서 운영하는 온게임넷의 한 프로그램 조연출, 동서울대학 디지털영상미디어과 학생, 본당 가톨릭비주얼커뮤니티 ‘참미(美)’ 단장 총 3가지 역할에 몸담고 있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르다는 표현이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 같네요”라고 하자 “모두 저의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들이에요. 주님을 통해 가진 꿈, 최선을 다해 이뤄내야죠”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씨는 약관의 나이에 우연치 않게 성당에 발을 들였다. 작은 누나가 전례단 단장까지 역임하는 등 가족 모두가 성당활동에 열성이었지만 그는 예외였다.
“글쎄요. 성당을 가야겠다, 가고 싶다는 생각이 안들었어요. 아주 우연한 계기에 가게됐는데…제가 이렇게 될 줄 누구도 몰랐을 거에요.”
그 우연한 계기는 바로 본당에서 열린 ‘젊은 만화 축제’. “고3 겨울방학 때 성당을 지나치다 우연히 알게됐어요. 축제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있던 중 성당 청년들에게 축제 도우미로 잡혔죠(?).”
호기심이 큰 만큼 푹 빠져 들었다. 이씨는 그때 자신의 꿈이 한순간 달라졌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때 육상을 해서 대학 진로가 사회체육으로 정해져있었는데…도저히 안되겠더라고요.”
축제 도우미로 참가하며 연출에 맛을 들여버린 것이다. 즉시 그는 본당 청년 단체인 ‘참미(美)’에 가입했다. 참미는 가톨릭신앙의 의미를 시각매체를 이용해 알리고자 만들어진 단체. 현직 만화가, PD 등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된 참미는 이씨가 연출가로서의 꿈을 이루기 위한 이론과 경험을 모두 습득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 꿈은 군제대 후 더 확고해졌다. 다니던 학교를 과감히 포기한 것이다.
“아쉽긴 했죠. 수년간 해온 운동을 한 순간에 접었으니까요. 하지만 주님께서 주신 새로운 꿈을 꼭 이루고 싶었습니다.”
그 후 이씨는 각고의 노력 끝에 (주)온미디어에 계약직으로 입사하게 됐다. 입사한지 1년여가 넘어 그가 맡은 업무도 늘어나 무척 바쁘기는 하지만 최근의 삶은 행복 그 자체라고 말했다.
“육체적으로 피곤한게 사실이지만, 제 나이에 꿈을 이루기 위해 이 정도 노력 안하는 사람은 없다고 봐요. 힘듦 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주일에 좀 쉬는게 나을 듯 하다고 하자 이씨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참미는 만화, 공예, 영상 등 3개 분과로 나뉘어서 회의 준비를 착실히 해야돼요. 분과모임-미사-전체모임으로 이어지는 주일 일상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의 얼굴에서 꿈의 모태가 된 신앙활동은 그 어떤 것으로도 바꿀 수 없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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