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의 정의문제’에 관심갖자
최근 3년간 서울대에 합격한 신입생 분포에서 강남지역 학생수와 강북지역 학생수의 격차가 더 커지고 있는 것이 새삼스럽게 확인됐다. 이는 최근 서울대가 한나라당 김영숙 의원에게 제출한 ‘2004~2006학년 서울대 입학생 출신고교 지역분석’ 자료에 의한 것이다.
자료에 의하면 강남지역 학생이 2004년 입시에서 서울대 합격 서울 학생 중 16.5%를 차지했는데, 2005년에는 17.2%, 올해는 19.1%로 갈수록 높아져 강남과 강북 지역 학생들의 학력 격차가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물론 명문대 합격률이나 학력 격차가 개인별로 나타나는 차이도 있지만 분명히 지역별 격차의 추세가 드러나고 있으며, 특히 이 격차는 대개 경제력의 차이로 분석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제력의 차이는 사교육비 지출 수준과 관련해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사회 문제 중의 하나인 부동산 문제와도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한 마디로 가정 경제의 수준, 즉 각 가정의 보유 재산과 수입 격차가 소비 수준과 문화 수준, 급기야는 교육 수준에 있어서도 심각한 계층간 편차를 야기함으로써 전체적으로 빈부격차의 양상이 생활의 전 영역에 걸쳐서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격차는 사교육비의 씀씀이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한국소비생활연구원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서울 지역 172곳의 학원 수강료에 있어서, 입시종합반과 영어전문학원은 강남이 강북지역보다 2배가 훨씬 넘었고, 논리논술학원은 5배 가량이나 높았다. 학원이 아닌 개인 과외 등을 고려하면 그 격차는 상상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 및 학력 격차의 심화는 빈부 격차와 그로 인한 총체적인 삶의 질의 수준 차이가 현재의 상황을 넘어서 대물림되게 만들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이는 이미 우리 사회의 심각한 사회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이같은 우리나라의 사회 현실에서 그러면 과연 신앙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신앙은 정의와 청빈, 나눔을 요구한다. 하지만 과연 우리 삶에서 이러한 신앙의 지침을 준수하고자 하는 이들은 과연 얼마나 될 것인지를 성찰해야 한다.
청빈은 마음의 청빈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신앙은 물질적인 청빈까지도 우리에게 요구한다. 더욱이 우리가 소유한 부유함이 다른 이들의 빈곤과 가난, 결핍을 외면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부유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이러한 청빈의 정신은 우리 삶의 모든 면에서 실천돼야 한다.
신자들은 주거 목적 이외의 집을 소유하지 않고 사교육 열풍의 조장에 가담하지 말아야 한다. 빈곤으로 인해 자살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사회 현실에서 교회와 교회의 구성원들은 물질적 청빈과 나눔, 소유의 정의 문제에 대해서 좀더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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