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말고 마음의 문 열자”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지난 밤 철야기도 때, 우리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적인 신비인 부활을 재현했습니다. 죄와 죽음을 이기고 인류를 비추는 그리스도의 빛을 상징하는 수많은 파스카 촛불이 성당 안을 비추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안식일 다음 첫날 무덤에 가서 십자가에서 그리스도의 몸을 내린 여인들을 놀라게 한 그 말씀을 큰 소리로 메아리치게 합니다. 스승을 잃은 슬픔에 가득찬 여인들이 커다란 돌을 치우고 무덤으로 들어갔을 때 그분의 몸은 이미 그곳에 없었습니다.
그들이 놀라 서 있을 때 두 남자가 나타나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찾고 있느냐? 그분께서는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되살아나셨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날 아침 이후 이 말씀은 환희의 선포로서 세기에 걸쳐 온 우주에 되풀이되어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은 무덤 안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그분께서는 죽음에 사로잡혀 계실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사도행전 2, 24) 그리고 무덤은 생명의 원천이신 그분을 붙잡아둘 수 없었습니다.
고래 뱃속의 요나처럼 십자가에 못박히신 그리스도께서는 안식일의 기간 만큼 땅 속에 있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안식일의 주인이시며 창조의 완성이시고, 하느님의 자녀들이 누리는 영광의 자유로 사람과 세상을 높이십니다.
이 위대한 과업을 마치셨을 때, 생명을 잃었던 몸은 하느님의 숨결로 가득차고, 무덤의 벽은 무너져 그분은 영광 중에 부활하셨습니다. 그분은 우리처럼 이 세상을 순례하셨지만 죽음을 이기고 순수한 사랑의 행위로 땅을 열어 그것을 하늘로 던지셨습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를 당신께 일치시키는 세례성사를 통해 우리의 부활이 됩니다. 에제키엘 예언자는 이미 말했습니다. “내 백성아, 내가 이렇게 너희 무덤을 열고, 그 무덤에서 너희를 끌어 올리면, 그제야 너희는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창조주의 약속이 오늘 완성됐기에 이 예언은 부활절을 맞아 그 가치를 가집니다. 불안과 불확실성으로 가득찬 오늘날에 있어서도 우리는 우리 삶을 변화시키고 인류 역사를 변화시키는 부활 사건을 재현합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로부터 고통과 죄악으로 억압받는 우리 모두는 희망을, 때로는 그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도 희망을 찾습니다.
부활하신 분의 성령이 아프리카, 특히 인도주의적인 비극이 상존하는 다르푸르의 주민들에게, 아이보리코스트, 우간다, 짐바브웨, 그리고 화해와 정의, 발전을 열망하는 다른 모든 국가에도 구원과 안전을 가져다 주기를 빕니다. 또한 아직도 희생자들이 이어지는 비극적 폭력 상황에 처한 이라크에도 평화가 깃들기를 빕니다.
분쟁과 갈등으로 고통받는 성지에도 평화가 깃들기를 빌며, 모든 사람들이 인내심을 갖고 대화에 힘쓰기를 빌며, 국제 사회는 이스라엘의 정당한 평화의 권리를 확인해주고, 팔레스타인 국민들이 현재의 어려운 조건들을 이겨내고 참으로 자신들의 나라를 건설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핵무기와 관련된 국제사회의 위기 상황과 관련해, 적절한 해결책이 진지하고 정직한 협상의 과정을 통해서 찾아지기를 바라며 각국 정부와 국제 기구의 지도자들은 인종, 문화와 종교가 다른 가운데에서도 평화로운 공존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를 다져 테러의 위협을 없애주길 바랍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당신 생명, 평화와 자유의 힘이 온 세상에서 체험되도록 해주시기를 빕니다. 오늘 천사가 부활절 아침 여인들을 놀라게 한 그 말씀을 모든 이들에게 하고자 합니다. “두려워 마십시오. 그분께서는 여기에 계시지 않습니다. 되살아나셨습니다. 예수님은 되살아나셨고, 우리에게 평화를 주십니다. 그분 자신이 평화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끊임없이 되풀이해서 말합니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제삼천년기의 만백성들이 두려워말고 그분께 마음을 열도록 해주십시오.
그분의 복음은 우리 모든 사람들의 가슴 속에 있는 평화와 행복에 대한 목마름을 완전하게 채워주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이제 살아나시어 우리와 함께 걸어가십니다. 놀라운 사랑의 신비여!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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