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들에게 기도 단식 자선 강조
스스로는 실천못해 마음 무거웠죠”
요즘 같이 억~억~ 하는 시대에 1억이란 돈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누가 몇십억, 몇백억을 기부했다는 소식도 가끔 신문에서 볼 수 있다. 삭막한 이 시대를 환하게 비추는 훈훈한 감동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기부의 가치는 돈의 많고 적음으로 결코 따질 수 없다. 그 자체로 아름답고 그 자체로 이웃의 귀감이 된다.
한 사제가 평생 근검절약해 모은 1억원을 기부했다. 마산 상남동본당 조영희 주임신부가 그 주인공이다. 조신부는 사제로 살아온 31년동안 아끼며 저축한 돈을 지난 3월 사제총회 때 마산교구 사회복지회에 기탁했다.
사제생활 31년 아낀 돈
“이 일을 밝힌다는 것 자체가 무척 조심스럽고 열심히 사목활동을 하고 있는 동료 사제들에게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하지만 보다 많은 신앙인들이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사랑과 나눔을 실천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에서 용기를 내었습니다.”
조신부의 사제성구는 1요한 4장 12절이다.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이다. 사제생활 내내 자신의 성구를 가슴에 담고 서품 때 초심의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조영희 신부. 조신부는 이번 실천을 통해 조금이나마 마음의 무거운 짐을 덜었다고 밝혔다.
“사순절은 기도와 단식 그리고 자선을 실천하는 때입니다. 사순시기면 늘 신자들에게 이 말을 외쳤지만 부끄럽게도 스스로는 자선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해 늘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래서 이번 사순절은 개인적으로 더욱 의미가 있었습니다.”
조신부는 아버지와 자신을 신학교로 인도한 노도주 신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근검절약하던 아버지의 모습과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헌신했던 ‘아버지 신부’를 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선행이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어야 합니다. 앞으로도 가난하고 소외된 우리 이웃을 돕는데 조그만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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