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창조질서 보전에 매진을”
33개국 농민단체 대표 등 300여명 참석
한반도 평화정착·생명운동 세계화 계기
3개 주제, 기조강연·발제 등 마련
개막식 총회 및 미사
전 세계적인 생명, 환경, 농업 위기를 성찰하고 민주주의 정착과 인류평화 증진 방안을 모색하는 ‘가톨릭농민회국제연맹(FIMARC(피막)-International Federation of Rural Adult Catholic Movement, 이하 피막) 제12차 세계총회 및 세미나’가 4월 28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보름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한국가톨릭농민회(회장 정재돈)는 4월 28일 오후 3시 30분 충남 연기군 전의면 대전교구 정하상교육회관에서 총회 및 세미나 개막식을 가졌다. 개막식에는 전 세계 33개국 가톨릭농민단체 대표 50여명과 한국 가톨릭농민회·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회원, 농업계 인사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세계 각 대륙 대표들의 대회기 제막과 참석자 소개에 이어 마련된 개막식 개회사에서 이레네 로야라(Irenee Loyara, 부르키나 파소) 피막 회장은 “세계 곳곳에서 땅과 환경이 오염되고 있는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며 “평화와 정의와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우리의 바람을 얻기 위해 힘을 합쳐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어 한국가톨릭농민회 정재돈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번 총회가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생명평화운동의 세계화를 위한 새로운 전기가 되기를 바라고 기도한다고 밝혔다.
한편 개막식에 앞서 정하상교육회관 성당에서는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최기산 주교 주례 개막미사가 봉헌됐다.
최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시어 우리들을 영적으로 배불리셨다”며 “이번 행사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에게는 지혜를 주고 전 세계 가난한 사람들이 배고픔으로 고통 받지 않는 방법을 제시해 줄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미사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은 미사예물로 전통 공예품과 특산물을 봉헌하며 하느님 창조 질서 보전에 매진할 것을 다짐했다.
‘인간적인 발전을 위한 민주주의와 주권, 굿 거버넌스(Democracy, sovereignty and good govermance for an humanising development)’ 주제로 열리는 피막 총회 및 세미나는 4월 28일부터 5월 12일까지 정하상교육회관에서 열린다.
5월 1일부터 4일까지 나흘 간 열린 세미나에서는 ‘민주주의와 굿 거버넌스’, ‘WTO 제6차 각료회의 이후와 식량주권’, ‘굿 거버넌스의 윤리?도덕적 관점’ 등 세 가지 주제에 대한 기조강연과 각국 대표들의 발제가 마련됐다.
세미나와 대륙별 회의(5월 5일)에 이어 열리는 총회(5월 7~12일)에서는 4년 임기의 새 회장과 임원진이 선출되며 향후 4년간의 사업계획도 확정된다. 총회 및 세미나 폐막미사는 5월 12일 오후 5시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 주례로 봉헌된다.
◎이모저모
“인류 공동선 증진에 앞장서자”
평화·농촌현장 체험
O…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교황청 공식 인준단체인 피막(FIMARC)의 총회 개최와 관련 축하인사를 전해왔다. 개막식에서 교황청 국무원장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은 주한 교황대사 에밀 폴 체릭 대주교가 대독한 격려사를 통해 “교황 성하께서는 제12차 피막총회 개최 소식을 듣고 기뻐하셨다”며 “특히 가난한 농촌사람들을 위하여 정의와 연대의 원칙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참석자들을 교황께서 격려하시고 기도를 약속하셨다”고 밝혔다.
이밖에 개막식에서는 홍콩교구장 젠 제키운 추기경이 격려사와 영상메시지를 보내왔으며 박홍수 농림부장관, 한홍순 한국평협 회장도 축사를 통해 아시아에서는 처음 열리는 총회의 성공적인 진행을 기원했다.
DMZ 생명평화 선언문 발표
O…개막식에서 앞서 4월 25일부터 이틀간 강원도 양구 을지전망대, 제4땅굴, 백담사 등을 방문해 ‘인류공동선 증진 및 평화를 위한 현장체험’을 가진 세계 각국 가톨릭농민단체 대표들은 현장 체험 후 ‘지구 환경과 인류평화를 위한 DMZ 생명평화선언문’을 발표했다.
4월 25일자로 발표된 선언문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를 방문한 우리는 깊은 슬픔과 분노 그리고 새로운 희망과 강한 소명의식을 느낀다’며 평화를 일상화하고 굳건히 세우기 위해 더욱 분발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어 △지구의 모든 생명을 멸종시킬 수 있는 핵무기 완전 폐기 △반세기를 넘기고 있는 (한반도 내) 군사대결의 종식과 평화협정으로의 전환 △한반도 평화와 생태계의 보전을 위한 사업으로 제안된 ‘한국 DMZ의 인류평화공원화사업’ 추진 등을 촉구했다.
각국 대표들은 강원도 인제군 서하면 생명평화마을에서 기념식수 행사도 가졌다.
O…강원도 방문에 이어 각국 대표들은 4월 26일~28일 농촌현장체험프로그램을 가졌다. 전국 7개 교구 가톨릭농민회와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주관으로 마련된 프로그램에서 각국 대표들은 농가 방문, 농민들과의 대화, 한국문화 체험 등을 통해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농촌의 현실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각국 대표들은 젊은이들의 귀농 현상, 친환경농법에 대한 정부지원, 가톨릭농민회 조직 등 현장에서 직접 보고 접한 한국농촌의 모습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안동교구를 방문한 엘살바도르 가톨릭농민회 모란 마뉴엘(Moran Manuel)씨는 4월 30일 열린 농촌현장체험 보고회에서 “도시와 멀리 떨어진 곳에 살면서도 정부의 농업정책과 가톨릭농민회의 운동 방향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식량주권의 위기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한국 농민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한국의 농산물 직거래 인상적
마산교구를 방문한 독일 가톨릭농민회 볼프강(Scharl Wolfgang)씨도 “가톨릭농민회 운동에 대한 농민들의 신뢰가 크고, 도시소비자와 농민들이 우리농 운동을 통해 농산물을 직거래를 하는 모습이 특징적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반면 이날 보고회에서는 한국이 산업화의 급격한 진행으로 도시와 농촌간의 격차가 너무 벌어져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왔으며 친환경농법을 추구하면서도 모내기나 작물재배에 플라스틱을 너무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사진설명
▶개막미사에서 각국 대표들이 전통 공예품 및 특산물을 봉헌하고 있다.
▶세계 각국 대표들이 나와 개막식 첫 행사로 대회기를 제막하고 있다.
▶각국 참가 대표들이 4월 26~28일 실시한 농촌현장 프로그램에서 떡메를 치고 있다.
▶제12차 가톨릭농민회국제연맹 총회에는 세계 33개국 가톨릭농민단체대표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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