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박하고 온화한 성모상
한국인 얼굴표정 형상화
성모성월을 맞아 최종태(요셉.75) 서울대 명예교수의 대표적 성미술작품 시리즈인 ‘성모상’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특별초대전이 마련돼 눈길을 끈다.
한국교회 성미술 토착화의 선구자로 꼽히는 최교수는 순박하면서도 온화한 한국인의 얼굴표정을 형상화한 성상을 통해 대중적인 공감대를 이끌어온 조각가이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특별전에서는 절제와 단아함이 집약된 성모상을 중심으로 최교수의 성상 작품들이 종합적으로 선보여질 예정이다. 성상으로는 요셉상과 십자가상을 비롯해 감실문 조각, 십사처도 함께 전시된다.
최교수는 은퇴 이후 가톨릭미술인회 혹은 타종교 미술가들과의 공동전 외에 개인 성물전을 열지 않아 오랜만에 그의 성상들을 종합적으로 만나보는 반가운 자리가 될 듯 하다.
최교수는 성미술 분야에서 뿐 아니라 한국 조각계에서 ‘동서양과 고금을 넘나드는 조형 세계를 구축’한 작가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그의 작품은 ‘종교적 심성이 내포되고 단순화된 형태의 작품’으로 잘 알려져있다.
그러나 성미술의 토착화를 위해 최교수가 걸어온 길은 녹록치 않았다.
60년대 초반 최교수는 한복을 입고, 동그스름하고 앳된 얼굴의 성모상 작품을 선보였었다. 그러나 이 성모상은 서양 성모상에 익숙한 신자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결국 제대로 세워지지 못했다. 또 그의 작품 중에서는 유실된 것도 꽤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최교수는 “성모상은 성모님이 아니라, 성모님을 생각하게 하는 형상”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토착화에 관해 최교수는 “우리 민족은 1500년 이상 불교미술에 젖어있어 그 안에는 한국인의 심성이 묻어있다”며 “이러한 한국인의 심성을 적극 연구해 우리 땅에서 자생적으로 생성된 문화 안에서 성미술을 구축해야한다”고 말한다.
“요즘 미술에는 참됨과 착함이 부족하고 오로지 ‘미’만 추구하는 추세”라고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최교수는 “완전한 것은 없으며 끝없이 하느님께 가까이 가는 작업의 과정이 있을 뿐”이라며 앞으로도 성미술에 정진할 뜻을 밝혔다.
고희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꾸준한 창작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최교수는 5월 중에 파스텔화 화보집도 낼 예정이다.
최종태 교수의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특별전은 5월 10일~6월 5일 서울 중림동 가톨릭화랑(02-360-9193)에서 열린다.
또 이번 전시회에서는 최교수의 성모상 작품 사진 모음(12장 묶음 1만원)도 판매한다. 각 사진들은 A4용지 크기로 제작돼 액자 등에 넣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설명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을 주제로 최종태 서울대 명예교수 특별초대전이 5월 10일~6월 5일 서울 중림동 가톨릭화랑에서 열린다. 최교수의 대표적 성미술작품 시리즈인 ‘성모상’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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