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주년과 축일성격에 맞게
백 홍 녹 등 여섯 색 제의 착용
[질문]
얼마 전 교황 베네딕토 16세 즉위 1주년을 맞아 신문에 실린 사진을 보았습니다. 교황님의 제의 색깔이 무척 화려했는데, 각 색깔이 가지는 의미가 있는가요. 교황님도 신부님처럼 각 전례시기마다 제의 색깔이 달라지는가요.
[답]
현대 일반인들이 입는 의상과는 색다른 화려한 색상의 특별한 복장과 관을 쓰시고 한 손에는 십자가 지팡이를 쥐고 신자들을 향하여 하느님의 은총을 강복해 주시는 교황님의 인자한 모습에서 가톨릭교회에 대한 경외심과 교황직의 권위와 의무의 상징적 의미가 잘 드러남을 보게 되지요.
교황의 평상복인 수단은 정결과 순결을 상징하는 흰색의 로만칼라와 흰 단추가 길게 달려 있는 흰색 수단과 주케토를 착용합니다. 흰색은 고대로부터 하느님을 상징하는 고귀한 색이었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상징하는 기쁨과 영광과 새로 태어남, 순결 등의 의미가 있지요.
초대 교회에서부터 교황은 로마 주교로서 베드로의 후계자라는 위치로 인해 교회의 중심인물임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의미와 함께 교황의 전례복은 일상복과는 정반대로 아주 화려합니다. 금색의 대례복을 입고 십자가가 새겨진 영대를 목에 두른 후, 그 위로 좁은 고리 모양의 양털 띠인 교황의 권위와 직무를 상징하는 ‘팔리움’을 착용하는데, 이것은 잃었던 양을 찾아 어깨에 메고 돌아오는 목자의 모습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교황은 미사, 성사 집행, 행렬, 강복 등 모든 의식 때 교회 전례규정에 따라 전례주년과 축일 성격에 맞는 백, 홍, 녹, 자, 흑, 장미 등 여섯 색의 제의를 착용하며, 미사를 성대하게 거행할 경우에는 그 날이 백색, 홍색, 녹색 제의를 입는 축일이면 금색의 제의를 입을 수 있지요. 이와 같이 교황의 전례복은 교황의 직위와 의무가 교회와 세상의 평화의 사도인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의 정신적 지도자임을 드러내는 상징적 표지가 담겨 있으며 교회의 여러 가지 기능과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는 전례행사를 통하여 더욱 성스럽고 성대하며 아름답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문크리스티나 수녀(포교성베네딕도수녀회 대구수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