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이 간 기증 “수술비가 문제”
어머니 누나 동생도 간경화로 잃었는데…
어머니와 큰누나 남동생 간경화로 각각 사망. 자신도 간암판정을 받고 힘겨운 투병생활….
세상엔 이런 일이 있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하나 둘 떠나보낸 아픔이 채 가시기 전에 자신도 같은 처지에 놓인 도재원(루벨도 42 대구 칠곡본당)씨. 5남매 중 아직 발병하지 않은 이는 도씨의 누나와 막내 동생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도 어머니의 영향으로 모두 B형 간염 보균자이다. 집안 내력이 이렇다보니 누나와 동생은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결혼을 포기한 상황이다.
“누굴 원망하겠습니까. 이 현실도 저희 가족들이 감당해야할 몫인걸요…”
도재원씨는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삼켰다. 부인 김명희(38)씨와 쿵푸 도장을 운영하며 넉넉하진 않지만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몄던 도씨.
지난 2003년, 건강이라면 누구보다 자신있던 도씨는 어느날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큰 고통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결과는 간암. 이미 8년 전부터 가끔 이런 증세가 있었지만 당시 의사로부터 심각한 상황이 아니란 말을 듣고 그냥 방치해두었던 것이 큰 화를 부르고 만 것이다.
이 때부터 도씨 가족은‘암과의 전쟁’을 치러야 했다. 하지만 돈엔 장사가 없었다. 부부가 생업을 포기하고 병치료에 몰두하다 보니 병원비는 커녕 생활비도 없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이처럼 엄청난 고통 속에서 한줄기 빛은 신앙이었다. 사실 도씨는 오랫동안 냉담을 했다. 투병생활로 몸도 마음도 지쳐가자 다시 하느님을 찾은 것이다. 그러자 놀라운 기적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도씨가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간이식 기증자가 나타난 것. 바로 아내였다. 비신자였던 아내와 아들이 5월부터 예비신자 교리를 받기로 한 것도 큰 결실이다.
부인 김씨는 “간 조직이 일치할 확률은 10%도 채 안 된다고 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사를 했었다”면서 “정말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젠 가장 중요하고 절박한 문제만 남았다. 간이식 수술비 4000만원을 마련하는 것이다. 매일 기도로 하루를 연다는 도재원씨 가족. 아들 경회는 아빠를 위해 병자들을 위한 기도를 바치며 조속한 쾌유를 바라고 있다.
“저와 함께 축구하고 싶다는 아들의 소원을 꼭 들어주고 싶습니다.”
※도움주실 분 우리은행 702-04-107118 (주)가톨릭신문사
기사입력일 : 2006-05-14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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