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믿으면서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부부싸움도 덜하고…많이 변화됐어요”
오늘은 세례성사에 대해 배우는 날. 그러고 보니 세례 예정일(6월18일)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빠르다. 이제는 기도문도 제법 줄줄 외우고, 미사의 참 맛도 조금씩 느끼고 있다. 성경 필사를 하면서 성경에도 조금씩 익숙해져 가고 있다.
문제는 마음. 가톨릭 신앙이 어떻게 마음에 새겨지고 있을까. 교리교사가 그동안 달라진 점이 무엇인지, 또 어떤 점이 좋은지 말하라고 했다.
의외다. 갈등과 고충이 먼저 나온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갈등이 심해지는 것 같아요. 성당 신자들을 만나면서 실망도 많이 하구요….”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성당에 나와야 하고, 또 각종 반모임과 단체에서 활동하다 보면 개인 생활은 없어질 것 같아요.” “신자들이 끼리끼리 친한 것 같아요. 교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들 같은 예비신자들에 대해 관심과 배려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예비신자들은 성당에 익숙해 지면서, 처음에는 보지 못했던 좋지 않은 모습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물론 설레임과 기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다 보니 생활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아이들을 혼낼 때도 뜨끔하고, 부부싸움도 자제하게 되고….”“지금까지는 알지 못하던 인생의 진리를 알게 된 만큼, 이제 부터라도 의미있는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빨리 세례를 받고 신자가 됐으면 좋겠어요. 예수님의 몸인 성체도 빨리 모시고 싶어요.”
교리교사가 말했다. “제가 약속드립니다. 세례를 받으면 진정으로 자유롭게 됩니다.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고, 지금까지 맛보지 못한 행복도 체험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교리교사는 그러나 전제조건을 달았다.
교리교사는 “진지한 회개와 주님과 함께 살겠다는 강한 결심이 진정한 자유를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세례성사를 받음으로써 모든 죄를 용서받고 하느님 자녀로 다시 태어나 하느님 백성인 교회의 일원이 됩니다. 세례를 받기 위해서는 주님과 함께 살겠다는 진지한 회개와 결심이 필요합니다. 하느님 자녀로 거듭날 때 우리도 참으로 자유로워 질 수 있습니다.”
예비신자들이 교리교사와 함께 ‘세례를 잘 준비하자’며 함께 묵주기도를 바쳤다. 6개월 전만해도 성모송이 무엇인지 조차 몰랐던 사람들. 그들의 입에서“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이 흘러나왔다.
(취재 협조=서울 고척동본당)
사진설명
김미자(알비나) 교리교사(오른쪽)가 이순규 할머니와 함께 묵주기도를 바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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