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외출로 행복한 하루!”
“따봉입니다. 따봉!”
15개월만의 외출.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한 남궁단(60)씨에게 있어서 이번 외출은 말 그대로 ‘따봉’ 그 자체였다. 게다가 평소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남산에서의 산책이라니…
.
이렇게 가슴 속이 확 트인 것 같은 느낌을 가져본 것이 얼마만인지, 남씨는 기억이 가물가물 했다.
마침 그의 곁으로 가톨릭대학교 성바오로병원 병원장 김기순 수녀가 지나갔다. 남씨가 외쳤다. “병원장님~ 우리 이제 자주 외출하게 해주세요.” 그가 고이 간직해온 15개월간의 투정(?)에 병원장 김수녀가 화사한 미소로 답했다.
성바오로병원은 5월 13일 서울시 중구 회현동 남산 산책로에서 개원 45주년(5월 15일) 기념 ‘아름다운 병동 봄나들이’ 행사를 가졌다.
사회사업과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만성질병으로 인해 외출이 불가능한 환우들에게 심리적, 정서적 안정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행사에는 만성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우 21명과 교직원들로 구성된 3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했다.
오랜만에 나들이에 나선 환우들은 저마다 얼굴에 환한 웃음을 띠고 있었다. 그들의 환한 웃음에는 이유도 가지각색이었다. ‘그저 나와서 좋다’, ‘산책이 얼마만인지 모른다’, ‘소풍 나온 느낌’이라는 등의 이유로 이날 하루는 환우들에게 있어 ‘어린이날’ 처럼 마냥 행복한 하루였다.
환우들과 자원봉사자는 남산길 걷기, 꽃구경과 가족과 함께하는 사진촬영, 다함께 노래 부르기, 다과 등을 함께 하며 돈독한 친밀감을 형성했다.
행사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은 “나들이를 통해 자원봉사에 대한 참 의미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병원 측은 다양한 병명으로 거동이 불편한 환우들을 위해 대형버스 1대와 다수의 구급차, 10여명의 응급요원 등을 배치해 각종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세심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성바오로병원 병원장 김기순 수녀는 “환우들의 반응이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며 “가을쯤 한 번 더 나들이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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