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사도직 강화 위한 교육·영성 프로그램 절실”
매스컴의 대표적 역할은 공동선 증진
사도직 참여 줄고 활동은 제자리 걸음
가톨릭적 가치·사명감 함양노력 필요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즉위 후 첫 공식알현으로 언론인들과의 만남을 가진 바 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대중매체는 세상과 대화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며 “교회가 커뮤니케이션 혁명에 적극 참여하려면 사목적·문화적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전임 교황 요한바오로 2세도 전 세계 매스컴 종사자들과의 만남을 꾸준히 가지며 이들이 인간성 수호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해왔다.
현대사회 안에서 ‘대중매체(Mass Media)’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대중매체를 통해 전해지지 않은 사실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배적인 여론과 사고의 틀을 형성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대중매체와 매체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매스커뮤니케이션(Mass Communication)의 복음화는 현대교회의 절실한 사명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매스컴 종사자들의 ‘언론 사도직’에 대한 기대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지역교회와 사회간 의사소통의 매개
매스커뮤니케이션의 대표적인 역할은 공동선의 증진이다. 이는 교회의 복음화 활동과 맥을 같이 한다. 때문에 신앙인이자 매스컴 종사자로서 동시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그리스도인 매스컴 종사자들의 활동은 더욱 관심을 모은다. 특히 매스컴 종사자들은 사회 변화와 흐름을 가장 먼저 읽어내고 그에 대한 교회의 역할을 제언할 수 있는 모범적인 조언자로 중요성을 띤다.
현재 한국교회 안에서는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와 ‘한국가톨릭신문.출판인협회’, ‘한국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 등 그리스도인 매스컴 종사자들의 자발적인 모임을 중심으로 언론사도직이 펼쳐지고 있다.
이들은 각 모임을 통해 그리스도인 매스컴 종사자들이 갖춰야할 소명의식과 역할을 되새기고 각자의 일터에서 신앙을 구현하는데 힘쓴다. 특히 각 언론사 및 관계기관별 교우회 설립과 활동은 세계 언론인들 사이에서도 모범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가톨릭포럼 등 대외적으로 사회 당면 과제를 공론화하고 가톨릭적 시각과 교회입장을 대변하는 자리는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최근 그리스도인 매스컴 종사자들의 사도직 참여도가 줄어들고, 활동 또한 제자리 걸음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더욱 적극적인 관심과 활성화 노력이 촉구된다.
특히 교회가 단순한 홍보 뿐 아니라 사회문화를 정화하고 복음화하는 도구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이를 위해 그리스도인 매스컴 종사자들의 활동에 관심을 갖고 각각의 달란트를 적극 활용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매스컴종사자 복음화를 위한 노력
우선 매스컴 종사자들은 언론사도직 구현과 개인 신앙생활에 있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한다. 이들은 타 직종종사자들에 비해 노동강도가 높고 주말 혹은 공휴일 등에도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 본의아니게 신앙생활에 불성실한 경우가 많다. 또 매체의 다양화로 심화된 시장경쟁과 상업주의 사이에서 개인의 복음적 가치관을 일에 부여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한국교회 매스컴 종사자 모임의 경우 IMF 외환위기 속에서 중견 회원들이 대거 현업을 떠남에 따라 한동안 침체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후 재활성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회원수의 증가는 아직 미비한 형편이다.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의 경우 현재 참여자수가 100여명에 머물러 1968년 설립 당시보다 크게 줄어든 면모를 보이고 있다. SIGNIS와 UCIP의 경우 등록 회원수는 1천여명이지만 실제 모임 등의 활동 참여자 수는 20~30% 정도다.
또 이들의 활동은 중앙언론사에 편중돼 지방언론사 교우회 활성화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회원들의 평균 연령이 40~50대에 몰려 젊은이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것도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들의 활동이 ‘친교 차원’에서 머무르는 한계도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매스컴 종사자들을 위한 교육과 영성강화 프로그램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매스컴 종사자들은 “교회가 미디어 혁명 시대의 분위기를 적극 수용하고 정보 재인식에 나서, 매스컴종사자들을 적극 활용하길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종사자들은 각 모임 때마다 교회의 역할 등에 대해 제언을 모으고 있지만 실제 사목에까지 반영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에 따라 매스컴 종사자들은 “퇴직언론인 등 전문가들을 활용해 대안을 꾸준히 모색하고, 교회와 매스컴종사자들과의 고정적인 의사소통 통로를 더욱 활발히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가톨릭언론인 신앙학교
매스컴 종사자 교육 구심점
1년에 두차례 10주과정
전례·사회교리 등 강의
“이번 교육을 통해 사회교리의 중요성을 적극 인식하게 됐습니다”
“사회 이슈에 따라 가톨릭신자로서 가져야할 구체적인 의식과 실천방향을 알 수 있어 큰 도움이 됩니다”
“향후 더욱 심화된 재교육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되길 기대합니다”
최근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회장 김홍 베드로)가 마련하는 ‘가톨릭언론인신앙학교(이하 신앙학교)’에 대한 호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신앙학교는 언론인협이 그리스도인 매스컴 종사자들의 사회교리 교육과 언론사도직 의식화를 위해 마련한 단기 강좌이다. 특강으로 시작된 신앙학교는 참가자들의 호응이 높아지면서 현재 10주 과정으로 열리고 있다. 지난 99년 제1기를 시작으로 현재 14기 신앙학교가 진행 중이며 2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각 강좌에서는 전문강사를 초빙, 기본 전례교육과 사회교리는 물론 경제사회문화 각 분야별 강의를 펼쳐 관심을 모은다. 또 신앙학교는 각 교우회별 회원들의 친교와 유대강화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높다.
언론인협 김홍 회장은 최근 “갈수록 치열해져 가는 경쟁사회 안에서 그리스도인 매스컴 종사자들의 교육과 친교는 언론 현장에서 사회교리를 실현하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신앙학교는 물론 대외적인 포럼 등을 통해 사회복음화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신앙학교는 1년에 두 차례 마련되고 있다. 특히 언론인협은 지난해부터 일반신자와 비신자들에게도 신앙학교를 개방해 더욱 폭넓은 사회복음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문의 02-405-0555 언론인협
■SIGNIS와 UCIP
연수 교육 연구활동 지속적으로 펼쳐
가톨릭신문·출판인협회(UCIP)와 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SIGNIS)는 가톨릭교회 내 국제적인 미디어 관련 전문가 모임이다.
이들 단체의 활동은 UNDA(국제가톨릭방송인협회)와 OCIC(국제가톨릭영화시청각협회), UCIP(국제가톨릭신문·출판인모임)의 네트워크를 통해 구축됐다.
UNDA와 OCIC, UCIP는 1920년대 새로 탄생한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을 인식하고 교회 차원에서 새로운 미디어환경에 적응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설립됐다. 한국에서는 1970년대 들어서 각 단체들이 발족됐다.
현재의 SIGNIS/Korea(회장 강동순)는 지난 2001년 UNDA와 OCIC이 통합되면서 발족됐다. 참여분야도 방송, 영화, 영상, 사진, 광고, 인터넷, 미디어교육, 독립제작, 방송기술협력 등 커뮤니케이션 분야를 총망라하면서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다.
UCIP/Korea(회장 김지영)는 지난 1977년 창립 후 실질적인 사도직 활동을 위해 87년 재창립됐다.
각 협회 활동은 전문인들의 협력을 통해 가톨릭 매스미디어 발전을 증진시키고 교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진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각 단체는 연수 및 교육, 연구활동 등을 지속적으로 펼치는데 힘쓰고 있다.
특히 UCIP/Korea와 SIGNIS/Korea는 최근 회원들의 영성 함양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현재 각 단체는 매월 월례미사와 단체 연합 피정 및 성지순례 등을 통해 회원 간 친목과 지속적인 신앙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는 가톨릭언론인산악회도 발족해 친교를 통한 젊은 매스컴 종사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그리스도인 매스컴 관련 종사자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문의 www.signis.or.kr
사진설명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가 주관하는 언론인 신앙학교 제13기 수료식이 지난해 12월 7일 오후7시 서울 중림동 가톨릭회관 마리아홀에서 열렸다.
▶한국가톨릭신문·출판인협회와 한국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는 지난해 6월 친교를 다지고 신심을 복돋우기 위해 성지순례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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