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들 모습에서 예수님을 보곤해요”
신앙이란 무엇일까. 한번쯤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고민을 갖기도 전에 신앙이라는 것이 급작스런 선물처럼 다가올 경우 그 기분은 어떨까.
“도움이라는 말이 적절할지 모르겠네요. 저에게 있어 신앙은 저의 삶을 아름답게 가꿔주는 도우미와도 같아요.”
경기도 광주중앙고등학교 특수학급 담임 김정은(크리스티나.26.수원 상현동본당)씨에게 주님은 예고 없이 방문하셨다.
지난 2002년 이화여대 특수교육과 재학 중이던 김씨는 문득 신앙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전공 때문인지 장애아들과 그들의 부모를 볼 기회가 많았어요. 근데 그들의 힘겨운 삶을 보며 내가 신앙을 가지면 더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녀는 생각을 바로 실천에 옮겼다. 학교에 있는 성서모임에 제 발로 찾아간 것. 적극적인 성격이 아니지만 뭔가 자신을 잡아끄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대책없이 무작정 들어갔어요. 친구들이 많아 어색하진 않았지만…. 당시 어떻게 그런 행동을 했는지 지금 생각하면 놀라울 따름이에요.”
당시 예비신자 교리를 받던 친구와 여행 다니며 신앙에 대해 깊은 얘기도 나누고 본당 성가대에도 가입했다.
새내기 신앙인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았지만 어느새 김씨에게도 취업이란 벽이 다가왔다. 그녀는 임용고시를 준비하며 기도를 무척 오래했다.
“합격하게 해달라는 것보다 제가 필요한 곳에 보내달라고 주님께 기도 드렸어요.”
주님은 어린양의 간절한 소망을 내치지 않으셨다. 임용고시에 합격해 경기도 광주중앙고등학교 특수학급의 담임으로 발령 난 것이다.
“기도가 이루어져 너무 신기했어요. 내가 신앙인이긴 한가보다란 생각도 했고…. 무척 행복했습니다.”
익숙치 않은 교사 생활이 힘들기도 했지만 자신보다 더 힘들 장애우들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사실 저는 못해본 거 없이 이 자리까지 왔어요. 하지만 장애를 가진 학생들은 장애뿐만이 아닌 그들을 가로막고 있는 사회적 편견 등과 힘들게 싸우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장애우들의 모습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봤다는 김씨.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그녀는 자신을 더욱더 낮췄다. 선생이라는 직업과 호칭은 이미 그녀에게 의미없었다.
“학생, 선생이란 단어가 능력을 구분짓는 단어는 아니잖아요. 주님처럼 차별없는 삶을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현재 마르코 복음을 공부하며 성서모임 봉사도 병행하고 있는 김씨. 어느덧 그녀는 한층 더 성숙한 신앙인이 되어있었다.
“너무 행복하죠. 늦깎이(?) 신앙인에게 큰 선물을 주신 것 같아요. 주님께 받은 것만큼 되돌려 드리는 삶을 살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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