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마음 잃지 않고 시와 동화 쓰겠습니다”
수상자 정호승 시인
가톨릭 정신을 바탕으로 아동문학에 매진하시는 아동문학가 분들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비록 1971년 동시로 등단, 아동문학으로 문단에 첫발을 디뎠지만, 그동안 아동문학보다는 시단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해온 제가 아동문학으로 가톨릭문학상을 수상한데 대해 송구스러움을 금치 못합니다.
그래서 이 상은 제자리를 딛고 서서 더 열심히 노력하라는 훈계가 필요한 시점, 더 진정성을 지니고 겸손하게 정진하라는 채찍질이 필요한 시점에서 제 삶을 성찰하도록 주시는 경계로 알아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상작인 〈산소처럼 소중한 정호승 동화집〉 안의 동화 ‘항아리’는 아무런 존재 가치도 없을 것처럼 보였던 항아리가 사찰 종각 밑에 묻혀 종소리를 아름답게 해준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동화를 쓰면서 사물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사물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눈을 갖게 됨으로써 그것을 통해 나아가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도록, 사랑과 용서를 통해서 사람을 이해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어찌보면 시인이 동화를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동화 안에 시가 있고, 시 안에 또한 동화가 이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상은 어른이 아닌, 소년 정호승이 받는 것입니다. 어린이의 마음을 잃지 않고 시를 쓰고 동화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름다운 영혼 담긴 작품
■ 축사 김남조 시인
문학이 말이듯이 축사도 말입니다. 문인들은 흔히 말에 익숙하다 생각해 말에 대한 외경심을 잃곤 합니다. 축사를 하면서도 이런 마음을 잃곤 합니다. 하지만 축사를 위해 수상자의 두 권의 작품을 통독하면서 마음의 충만함을 느꼈습니다.
그의 동화는 몽상적이면서도 허황되지 않고, 갈등이 있지만 선한 마음으로 품어줍니다. 새, 불과 물, 공기를 의인화해 마음을 움직이고 그 안으로 이끌어 들여 마치 그것이 정상인 듯한 착각을 하게 합니다. 용서와 화해가 있고 통합과 화합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60년 가량의 문학 활동을 갖고서도 수상자의 동화집 앞에서 문학적 선망을 느끼게 하는 훌륭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들은 그의 문학적 영혼의 발현이며, 한마디로 그는 아름다운 영혼을 갖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동화’로 가슴 속 사랑 나눠
■ 축사 유경환 시인
꽃은 아무리 작아도 꿀을 만들고 인간은 아무리 작은 몸으로 태어나도 사상을 빚습니다. 정호승의 사상은 사랑입니다. 수상작이 된 동화집의 첫 마디가 바로 “동화는 사랑”이라는 말입니다.
세금을 고루 나누는 것은 복지이지만 마음을 고루 나누는 것은 참된 복지, 사랑의 다른 표현입니다. 수상자는 바로 그 일을 동화를 통해 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거둬 고루 나눠주는 것이 동화입니다. 그는 가슴 속 고인 사랑을 동화로 나눠줍니다.
몇백대 일의 경쟁을 뚫고 들어온 직장을 뿌리치고 작품만 쓰겠다며 나선 그에게는 소명의식이 있었습니다. 선택은 우리가 아니라 주님이 하십니다. 그는 선택받은 사람의 소명의식으로, 어린이의 정서 발달에 기여하고자 하는 자신의 사명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삶의 소중한 가치 일깨워
■ 인사말 가톨릭신문사 사장 이창영 신부
가톨릭 정신을 바탕으로 훌륭한 작품들을 통해 우리 사회를 아름답고 사랑 넘치는 공동체가 되도록 해주시는 문인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생명’은 히브리어로 호흡, 숨을 의미합니다. 숨은 산소가 있어야 하는데,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많은 문인들의 작품은 우리 사회의 숨, 공기가 되어주고 계십니다.
수상자께서는 동화를 통해 우리 삶의 소중한 가치들을 일깨워주고 나약하고 미약한 것들의 가치를 잊고 사는 이 시대에 삶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수상자의 작품들에 경의와 감사를 함께 표하며, 앞으로도 더욱 훌륭한 작품들을 기대합니다.
가톨릭 정신 문학으로 승화
■ 인사말 우리은행 이종휘 수석부행장
어느덧 9회를 맞이한 가톨릭문학상에 우리은행이 지원을 할 수 있게 해주신데 대해 감사를 드립니다.
지금까지 상을 수상한 분들의 면면을 보면 가톨릭 정신을 문학으로 승화해 우리 사회를 밝게 해주신 분들입니다. 이분들은 앞으로도 더 활발한 문학 활동을 통해 한국 가톨릭 문학에 더 큰 기여를 하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리은행은 특별히 가톨릭교회의 주거래 은행으로서 성심껏 교회 일을 돕고자 합니다. 지난 4월에는 정진석 추기경님을 모시고 사목행정을 위한 통합 전산망 구축을 위한 사업에 함께 하고 정보화의 혜택에서 멀리 있는 교회들을 위해 컴퓨터와 프린터를 기증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교회의 동반자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사진설명
▶가톨릭신문사 사장 이창영 신부(오른쪽)가 제9회 가톨릭문학상 수상자 정호승 시인에게 상패를 전달하고 있다.
▶왼쪽부터 우리은행 이종휘 수석부행장, 신달자 시인, 정호승 시인, 이창영 신부, 문학평론가 구중서씨가 축하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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