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의 가치 토대로 ‘화해의 신학’ 제시
인천교구 지성용 신부가 순교의 가치를 근간으로 새로운 ‘화해의 신학’을 제시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 지신부는 “신학이 단순히 서구형이상학에 근거한 하느님 이해가 아니라, 삶의 자리에서 매일을 살아가는 민중들이 하느님의 현존을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는 사고의 기반으로서 자리잡아야한다”고 강조하고 “그리스도교 복음의 토착화와 문화의 복음화를 통해 아시아와 한국교회 영성을 재발견할 것”을 권고해 관심을 모은다.
로마 교황청 우르바노대학 신학부 교의영역 영성을 전공한 지신부는 ‘순교의 영원한 가치-초대 그리스도 교회와 19세기 신생 한국교회의 순교 신학, 영성의 비교연구’를 발표하고 지난 5월 신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지신부는 “그동안 한국신학은 형이상학적인 서구신학에만 너무 의존해왔다”며 “신학의 출발점 자체가 틀리기 때문에 한국사회 안에서 서구의 신학은 의미가 반감되고 신자들과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고 이해하기 힘든 ‘학문’으로서만 남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고민은 한국교회 순교역사를 다시 살펴봄으로써 실마리를 찾는다.
순교는 오늘날 신학의 주제로 새롭게 등장한다. 그러나 순교는 단순히 시복시성과 관련해 교의적.교회법적.윤리적.영성적 차원의 문제만은 아니다. 오늘날 그리스도교에 대한 박해는 외적인 형태의 신앙고백에 대한 반사로서 생긴 것이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동인들에 의해 촉발된다.
조선 후기 박해 시기는 개방과 산업사회로 재편되는 조선사회의 격변기이기도 했다. 따라서 지신부는 “박해가 단순히 유교문화의 영향만으로 일어났다기보다는 정치, 경제, 문화의 다양한 영향력이 작용했다”고 설명한다.
지신부는 논문에서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 각국에서 순교는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교회도 세속화와 세계화, 도시화와 산업화라는 부정적 그늘 아래서 신앙의 가치 상실과 인간존엄의 상실이라는 또다른 형식과 질의 아노미 상태를 통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지신부는 “‘해방’과 ‘구원’은 바로 오늘 이 시간과 공간 안에 존재하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이해하며, 화해와 용서의 복음의 가치와 순교라는 구체적인 형태의 사랑의 가치를 새롭게 이해하는 데서 시작한다”고 밝혔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