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앞에서 680시간 생명수호 지향 묵주기도
“시원찮은 사람이 한 일인데…상까지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5월 27일 청주 중앙공원에서 열린 제12회 생명의 날 행사 중 생명지킴이상 실천부문을 수상한 김선오(요셉.76.청주교구 운동동본당)씨의 수상 소감은 말 그대로 겸손이였다.
하지만 그가 해온 그간의 일들을 살펴보면 시원찮기 보다는 시원하기 그지없다.
43년간 초등학교 교편을 잡다 1995년 정년퇴임한 김씨는 이후 생명에 관해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러던 중 김씨를 유심히 지켜본 주교회의 가정사목위원회 산하 ‘생명31운동본부’ 책임총무 송열섭 신부(청주교구)가 그에게 뜻밖의 제안을 했다.
“어느날 사석에서 송신부님이 말씀하셨어요. 관심이 있는 만큼 한 번 발벗고 나서보는게 어떻겠냐고. 하고 싶던 차에 무척 큰 힘이 됐습니다.”
하지만 시작은 무척이나 어려웠다. 생명에 관해 관심을 가졌으나 막상 혼자 시작하려니 두려웠기 때문이다.
“남들 눈이 신경쓰였습니다. 손가락질 당하는 거 아닌지 걱정스러웠고요.” 하지만 그의 걱정을 단번에 떨쳐버린 이가 있었으니, 바로 주님이었다.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누군가 귀에다 속삭이더군요. ‘요셉아. 네가 이 일을 꼭 해야 한다’구요. 그래서 다음날 무작정 시작했습니다.”
그 후 김씨의 생명 봉사 활동은 탄력을 받았다. 그는 매달 2회 열리는 생명수호미사에 꼬박 참석하고 청소년 순결교육 봉사활동을 연 2회 참가해오고 있다.
2000년에는 낙태반대를 위한 모자보건법 100만인 서명운동에 적극 참여했으며 꽃동네에 조성된 태아동산을 수시로 찾아 가꾸어 나가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01년부터 청주시내 38개 산부인과의원 앞에서 생명존중 어깨띠를 두르고 1회 약 1시간30분씩, 현재까지 총 456회(연 680시간)에 걸쳐 ‘생명수호를 위한 1인 묵주기도’를 바쳐 의료인들과 일반인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데도 큰 기여를 했다.
이밖에 김씨는 평일에 청주성모병원에서 이발 도우미를 하고 본당 빈첸시오회를 통해 독거노인도 돌보고 있다. 남들이 직업이 뭐냐고 물으면 ‘봉사’라고 답한다는 김씨는 아직도 할 일이 많다.
“최근에는 생명뿐만 아니라 청소년 문제에도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여러 분야에 걸쳐 봉사활동을 해나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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